비행을 위한 하나의 장비로서 활약해온 브라이틀링 내비타이머의 어제와 오늘

설립 초기부터 시간 측정 장치를 중점적으로 제작해온 브라이틀링은 20세기 초 항공 시대가 열리면서 파일럿을 위한 크로노그래프 시계 개발에 주력했다. 이 같은 브라이틀링의 특허받은 기술력을 응축한 내비타이머는 1952년 탄생 이후 가장 유명한 파일럿 시계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비행을 위한 하나의 장비로서 활약해온 내비타이머의 변천사와 2018년 새롭게 정비된 내비타이머 컬렉션을 만나보자.

↑ 1952년 출시된 내비타이머의 초기 모델


↑ 우주 비행의 임무를 수행한 '내비타이머 코스모넛 01'


비행의 역사와 함께한 브라이틀링

항공시계의 대명사인 내비타이머가 탄생하게 된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크로노그래프 기술 개발에 매진해온 브라이틀링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갈 필요가 있다. 브라이틀링과 크로노그래프 그리고 항공 업계의 유서 깊은 연대는 1884년 레옹 브라이틀링(Léon Breitling)이 회사의 초석을 다지던 시기부터 시작되었다. 시계제작자인 레옹 브라이틀링은 생티미에에 공방을 세우고 과학적, 산업적 용도로 시간을 측정하기 위한 도구를 제작했는데, 그는 시계를 단순한 사치품이 아닌 중요한 정보를 전환하는 데 쓰이도록 특별히 디자인된 장치로 여겼다. 그리고 그 결과 견고하면서도 가독성이 뛰어나고 조작이 손쉬운 크로노그래프를 생산해 당시 스위스에서 만들어지는 시계 중 단 5%만 획득했던 크로노미터 인증을 모든 제품에 받는 업적을 이룩하기도 했다.


1892년 라쇼드퐁으로 공방을 이전한 브라이틀링은 이후 보다 전문적인 크로노그래프를 제작하는 일에 더욱 매진했다. 그 무렵 출시한 환자의 맥박을 측정할 수 있는 펄소그래프 모델은 의사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아 10년 동안 10만여 개가 판매되었다. 자동차가 인기 있는 교통 수단으로 부상한 1905년에는 15~150km/h의 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타이머로 특허를 냈고, 항공의 시대가 열리자 비행기 대시 보드에 사용되는 크로노그래프 장비를 개발하기도 했다.

 

1914년 창립자의 아들인 가스통 브라이틀링(Gaston Breitling)이 가업을 물려받으면서 브라이틀링은 크로노그래프와 관련해 더욱 진화한 특허 기술을 세상에 내놓았다. 1915년 처음으로 크로노그래프를 손목시계로 선보인 가스통 브라이틀링은 1923년에 독립적인 푸시 버튼으로 크로노그래프를 작동할 수 있는 독보적인 메커니즘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당시의 크로노그래프는 와인딩 크라운으로 크로노그래프의 스타트와 리셋 기능을 수행했는데, 브라이틀링의 새로운 메커니즘으로 인해 간격을 두고 짧은 시간을 여러 번 측정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 내비타이머의 빈티지 광고 비주얼


↑ 2014년 직경 46mm로 출시한 '내비타이머 01'


↑ 인하우스 무브먼트로 제작한 '내비타이머 라트라팡테'


항공 보조 기구로 활약한 내비타이머의 탄생

1932년부터는 가스통 브라이틀링의 아들인 윌리 브라이틀링(Willy Breitling)이 회사를 계승하고 놀랄 만한 업적을 이룩했다. 바로 전설의 파일럿 워치 내비타이머를 탄생시킨 것이다. 윌리 브라이틀링은 19344시 방향에 크로노그래프 핸드를 0으로 리셋시킬 수 있는 푸시 버튼을 추가하며 현대 크로노그래프의 형태를 완성했다. 이러한 진보적인 기술로 1939년 브라이틀링은 로열 에어포스(Royal Airforce)의 공식 제조업체로 발탁되면서 모든 비행기의 비행용 크로노그래프를 제작하게 되었고, 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면서 많은 양의 군용 크로노그래프 주문을 받게 되었다.

 

1942년 브라이틀링은 독특한 회전식 슬라이드 룰 베젤을 장착한 ‘크로노맷(Chronomat)’ 시계로 다시 한 번 특허를 취득했다. 다이얼 가장자리에 눈금을 만들고, 언제든 돌릴 수 있도록 제작한 이 실용적인 베젤을 이용해 파일럿들은 비행할 때 필요한 곱셈, 나누기, 거리 환산, 평균속도 등에 관한 계산을 모두 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슬라이드 룰 베젤을 장착한 크로노맷의 성공으로 브라이틀링은 한층 진보된 디자인의 내비타이머를 탄생시킬 수 있었다


1952년 브라이틀링은내비게이션타이머를 합성해 명명한 ‘내비타이머’를 출시했다. 초기 모델인 내비타이머 Ref. 806은 발쥬 7740 무브먼트를 수정한 매뉴얼 와인딩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 칼리버 비너스 178을 장착했고, 스테인리스 스틸과 극히 일부 모델은 솔리드 골드 케이스로 제작했다. 내비타이머는 2개의 푸시 버튼으로 크로노그래프를 편리하게 작동할 수 있었고, 슬라이드 룰 베젤로 비행 중 파일럿의 임무 수행을 도왔다. 특히 1956년에는 미국 파일럿의 3분의 2가 속해 있는 항공기 오너와 파일럿 연합회(AOPA : Aircraft Owners and Pilots Association)의 공식 시계로 지정되며 항공시계의 대명사로 단단한 기반을 다졌다.

 

한편 1962년 내비타이머는 우주에서 새로운 임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미국의 우주비행사 스콧 카펜터(Scott Carpenter)가 머큐리 7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우주선 오로라 7에 탑승했을 때, 낮과 밤을 구별할 수 있도록 24시간 다이얼을 도입한내비타이머 코스모넛(Cosmonaute) 01’ 모델을 착용한 것이다. 스콧 카펜터와 함께 궤도 비행에 성공한 내비타이머는 우주로 간 최초의 손목용 크로노그래프 워치로 기록되었다.

 

↑ 내비타이머 1 오토매틱 38


↑ 내비타이머 1 B01 크로노그래프 43
↑ 내비타이머 8 B35 오토매틱 유니타임 43

내비타이머의 변천사

1969년 윌리 브라이틀링은 당시 시계제작자인 제랄드 뒤부아(Gérald Dubois), 잭 호이어와 함께 워치메이킹 역사에 한 획을 긋는 또 하나의 발명품을 세상에 내놓았다. 세계 최초의 오토매틱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 칼리버 11을 개발한 것이다. 크라운이 9시 방향에 위치한 이 독특한 무브먼트가 내비타이머에 적용되며 기존의 3개 카운터를 배치한 내비타이머의 다이얼 디자인은 6시 방향에 날짜 창이 있는 2개 카운터의 레이아웃으로 변경되었다.

 

이후 1970년대 내비타이머는 수차례 최적화를 거치며 여러 가지 버전으로 제작되었다. 케이스의 직경이 48mm까지 커진 Ref. 1806 모델은 그 생김새 때문에프라이드 에그(Fried Egg)’라는 애칭으로 불렸고, 한편으로 쿼츠 무브먼트를 장착한 LED 다이얼의 모델도 생산되었다. 윌리 브라이틀링이 숨을 거두기 직전인 1979년에 기업가이자 파일럿, 시계제작자이기도 했던 에르네스트 슈나이더(Ernest Schneider)가 브라이틀링을 인수했고, 1982년 본사를 그렌헨(Grenchen)으로 이전했다. 이후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그 동안 침체되었던 스위스 기계식 시계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함에 따라 내비타이머 역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2009년 브라이틀링은 창립 125주년을 맞이해 직경 43mm의 독특한 에어레이서 브레이슬릿을 매치한내비타이머 125주년 기념 에디션’을 출시했다. 같은 해 브라이틀링은 최초의 인하우스 오토매틱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인 칼리버 브라이틀링 01을 완성했고, 내비타이머의 출시 60주년을 맞이한 2012년에 처음으로 이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탑재한 블루 다이얼의내비타이머 블루 스카이 60주년 기념 리미티드 에디션 500점 한정 출시했다. 2014년 내비타이머 01은 기존의 직경 42mm에서 46mm까지 커졌고, 인하우스 무브먼트 B04를 탑재한 GMT 모델의 경우 48mm로 선보이기도 했다. 2017년 바젤월드를 통해서는 자체 기술력으로 제작한 라트라팡테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를 탑재한 고성능의 내비타이머를 선보였다.


↑ 내비타이머 슈퍼 8 B20


내비타이머의 새로운 시작

2017 7, 15년간 IWC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던 조지 컨(Georges Kern)이 브라이틀링의 새로운 CEO로 취임하면서 브라이틀링은 대대적인 변화를 맞이했다. 조지 컨은 브라이틀링의 시그니처였던 날개 모양의 B로고를 알파벳 ‘B’ 디자인으로 변경했고, 브랜드의 상징과도 같은 내비타이머 컬렉션에내비타이머 8’이라는 컬렉션을 새롭게 선보였다.  

 

브라이틀링의 디자인 DNA, 첫 기내 시계와 파일럿 워치의 기술적 특징 그리고 휴이트 항공 부서(Huit Aviation Department)의 품질에 대한 헌신에서 큰 영향을 받은 내비타이머 8은 다이얼과 크로노그래프 카운터를 배색 처리해 한층 가독성을 높인내비타이머 8 B01 크로노그래프 43’을 포함한 총 5가지 모델로 구성되었다. 기존의 모델과 비교해 케이스에서 가장 큰 변화를 주었고, ‘오토매틱 41’, ‘오토매틱 데이-데이트 41’, ‘오토매틱 유니타임 43’ 등 더욱 다양한 버전을 선보였다. 또한 제2차 세계대전 때 폭격기 조종사가 허벅지에 끈으로 묶어 사용했던 스톱워치 Ref. 637에서 영감을 얻은 특별 모델 ‘내비타이머 슈퍼 8 B20’도 함께 선보였는데, 스테인리스 스틸 또는 티타늄으로 제작된 이 시계의 케이스는 직경이 무려 50mm로 빈티지 모델의 특징을 잘 담아냈다.


기존의 슬라이드 룰 베젤을 장착한 클래식한 디자인의 ‘내비타이머 1’은 그대로 유지하며 새로운 오토매틱 모델을 추가했다. 내비타이머 1 라인은 오토매틱 38, 크로노그래프 41 그리고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적용한 B01 크로노그래프 43 & 46 B03 라트라팡테 모델 등으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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