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급 스포츠카를 손목 위로 옮긴 듯한 부가티와 파르미지아니의 환상적인 파트너십

유럽의 왕족과 부유층을 위해 엄청나게 호화롭고 놀랍도록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슈퍼카를 제조하며 역사를 시작한 부가티는 여전히 설립 초기의 철학을 지켜나가며 세계적인 하이퍼카 제조사로 자리매김했다. 2001년부터 부가티와 파트너십을 맺은 파르미지아니는 탁월한 장인 정신과 독창적인 예술성 등 공통된 가치를 공유하는 것을 넘어 한 대의 최고급 스포츠카를 손목 위로 그대로 옮긴 듯한 창의적인 타임피스로 또다시 명성을 드높이고 있다.

↑2017년 프랑스 알자스의 부가티 저택에서 열린 ‘부가티 타입 390’의 론칭 행사

PARMIGIANI & BUGATTI: FORM FOLLOWS PERFORMANCE


1909년 에토레 부가티(Ettore Bugatti)가 프랑스 알자스 지방의 작은 도시인 몰셰임(Molsheim)에 설립한 하이엔드 자동차 브랜드 부가티는 현재 독일의 폭스바겐 AG 산하에서 최고급 스포츠카만을 한정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부가티는 브랜드가 탄생할 때부터 세상에서 가장 빠르며 예술적으로도 뛰어난 심미안을 지닌 최고급 차량을 고집했다.

손으로 제작하는 부품 하나하나는 서로 완벽하게 들어맞아 엔진을 따로 밀봉하지 않아도 비가 새지 않는 뛰어난 내구성으로 유명했다. 세계 최고 속도의 스포츠카 제작에서 특히 독보적이었던 부가티는 수많은 모터스포츠 대회에 참가했고, 단일 모델로만 7년간 2000번 이상의 우승을 거두기도 했다. 1998년 부가티를 인수한 폭스바겐 AG는 이런 과거의 명성을 잇고자 기존에 없던 최대 속도를 구현하기 위해 수년 동안 연구를 지속해 마침내 2005년 부가티의 베이론(Veyron)을 공개했다. 이 차는 양산차 최초로 시속 400킬로미터와 1000마력으로 세계 최고의 가치와 성능을 입증했다.


2000년대 초, 부가티는 엄격하고 세심한 기준을 충족시켜줄 하이엔드 스위스 워치메이커와의 파트너십을 원했다. 자체적으로 독창성과 예술성, 디자인 감각 그리고 정교한 형태를 완성해낼 만한 기술력을 갖춘 시계 브랜드를 찾던 부가티는 2001년 드디어 이 모든 조건을 충분히 충족시키는 파르미지아니와의 협업을 결정했다.

 

손목을 감싸는 엔진


↑‘부가티 타입 370’의 입체적인 케이스 및 다이얼과 조립된 횡단형 무브먼트


↑로즈 골드 케이스의 ‘부가티 타입 370’
↑부가티에서 2016년 새롭게 발표한 하이퍼카 ‘시론’

파르미지아니의 부가티 컬렉션은 단순히 시계에 협업 브랜드의 로고를 각인하는 것에 견줄 수 없다. 부가티 슈퍼카를 손목 위로 그대로 옮기기 위해 파르미지아니는 특유의 독창성과 창의성을 발휘하며 세상에 없던 놀라운 결과물을 탄생시켰다. 2004년 부가티의 베이론 출시를 앞두고 파르미지아니는 이들의 파트너십으로 완성한 첫 번째 시계부가티 타입 370’을 발표했다. 이는 시계 업계에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파르미지아니의 이름을 널리 알린 계기가 되었다.


자동차 산업에서 영감을 얻은 파르미지아니의 칼리버 PF370은 무브먼트의 부품과 다이얼이 손목과 수직으로 위치하는 축을 따라 배열되는 기존 손목시계의 구조가 아닌 수평축을 따라 배열된 혁신적인 메커니즘으로 마치 손목 위에 자동차 엔진이 있는 모습을 띠고 있다. 2009년까지 다양한 버전으로 200점 한정 생산된 부가티 타입 370을 시작으로 파르미지아니는 한 대의 스포츠카를 연상시키는 기발한 형태와 독특한 메커니즘의 타임피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였다.


2009년에는 보다 전형적인 손목시계 형태의부가티 아틀랑트(Bugatti Atalante)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를 공개했고, 2010년에는 타입 370의 뒤를 잇는 유려한 유선형 실루엣의부가티 슈퍼 스포츠를 출시했다. 부가티의 새로운 베이론 슈퍼 스포츠 자동차에서 영감을 얻은 이 시계는 손목에서 30도 정도 비스듬하게 기울어진 독특한 무브먼트 PF372를 탑재했고, 다이얼은 타입 370과 동일하게 케이스 측면에 배치했다. 이 무브먼트는 베벨 기어링을 적용한 더블 피니언 시스템으로 메커니즘을 완성했는데, 이는 자동차 분야에서는 일반적이었지만 시계 제조에서는 처음 시도된 방식이었다. 부가티 슈퍼 스포츠 모델은 이후 2012년 선보인부가티 비테쎄(Bugatti Vitesse)’ 모델을 비롯해 로즈 골드, 레드 골드, ADLC 버전, 지난해 추가된부가티 슈퍼 스포츠 사파이어모델 등 다양한 버전으로 출시되었다.

 

타임피스로 구현된 부가티의 독창성


↑2017년 출시한 ‘부가티 타입 390’

↑유선형 케이스가 돋보이는 ‘부가티 슈퍼 스포츠’

파르미지아니는 2010년 이후 거의 매해 부가티를 위한 신제품을 공개하며 두 브랜드의 파트너십을 돈독히 다져왔다. 2013년에는 ‘부가티 타입 371 로얄을 선보인 데 이어 2014년에는 원형 케이스의 ‘부가티 에어로라이트(Bugatti Aerolithe)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를 추가했다. 부가티의 창립자 에토레 부가티의 아들인 장 부가티(Jean Bugatti)가 디자인했던 에어로라이트 자동차에서 영감을 얻은 이 새로운 컬렉션은 기존의 부가티 모델에 비해 좀 더 웨어러블한 형태를 갖췄지만 메커니즘 측면에서는 다시 한 번 혁신적인 변화를 주었다.


이 시계의 모티프가 된 에어로라이트는 1935년 파리 모터쇼에서 발표된 직후 상용화되지 못하고 사라져버린 탓에 사진과 스케치로만 확인할 수 있다. 당시 장 부가티는 경량화를 위해 일렉트론(Electron)이라 불리는 마그네슘 합금 소재를 도입했는데, 이 소재는 가볍고 강하지만 가연성과 휘발성이 높아 용접이 불가능했다. 때문에 매우 독창적인 조립 방법을 택해야 했고, 이로 인해 지느러미 같은 이음 구조가 달린 유선형의 미래적 외관이 완성되었다. 파르미지아니의 창립자이자 워치메이커인 미셸 파르미지아니는 차량의 본질을 적용한 손목시계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했다. 그리고 마침내 크로노그래프의 작동 리벳을 러그 위에 얹은 독특한 메커니즘의 부가티 에어로라이트 시계를 탄생시켰다. 10시와 8시 방향의 러그 위에 리벳이 돌출된 새로운 개념의 이 시계는 2017년 속도 측정 기능을 더한 티타늄 케이스의부가티 에어로라이트 퍼포먼스’ 모델을 추가하기도 했다.


2014년은 부가티와의 파트너십으로 파르미지아니가 첫 번째 시계를 선보인 지 10주년을 맞이한 해였다. 파르미지아니는 이를 기념해 부가티 타입 370을 기초로 한 3가지 특별 에디션을 제작했고, 이를 2015 SIHH를 통해 공개했다. ‘부가티 미쓰(Bugatti Mythe)’와 ‘부가티 레벨라시옹(Bugatti Révélation)’은 부가티 디자인의 주요 특징인 자동차 전면의 말굽 모양 그릴에서 영감을 얻은 디테일을 추가했다. 부가티 미쓰는 그릴의 곡선을 패턴화시켜 아르데코풍의 타임피스로 완성했고, 레벨라시옹 모델은 자동차의 보닛처럼 사파이어 크리스털 케이스 위에 여닫을 수 있는 커버를 달았다. 파르미지아니는 그릴을 완전히 축소한 듯한 이 커버의 섬세한 벌집 구조로 탁월한 세공 기술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부가티 빅투아르(Bugatti Victoire)’는 속도(Velocity)와 승리(Victory)의 이니셜인 V자 모티프를 케이스와 다이얼은 물론 스트랩 표면에도 장식했다.

 

파르미지아니의 최신 부가티 컬렉션


↑‘부가티 타입 370’의 10주년을 기념한 ‘부가티 빅투아르’

↑6개의 사파이어 크리스털을 통해 내부를 확인할 수 있는 ‘부가티 미쓰’

↑‘부가티 슈퍼 스포츠’의 케이스 측면

부가티는 상징적 슈퍼카인 베이론의 생산을 2015년 중지하고, 2016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새로운 시론(Chiron)을 발표했다. 보다 현대적이고 날렵하게 다듬어진 외관과 업그레이드된 엔진을 장착한 부가티의 새로운 모델의 출시에 맞춰 파르미지아니는 새로운 타임피스부가티 타입 390’을 개발했고, 그 프로토타입을 같은 해 선보였다. 2017년 정식으로 발표한 부가티 타입 390은 지금까지 파르미지아니에서 선보인 무브먼트 중 가장 복잡한 메커니즘의 칼리버 PF390을 탑재했다. 케이스 상단의 원통형 실린더에는 동력 장치를 담았는데, 이 가운데 배럴을 조정하는 삼각 구조의 커플링 시스템은 특허를 취득했다. 2개의 배럴은 직렬 구조로 완성되었고, 한쪽 끝에는 플라잉 투르비용이 탑재되어 있다. 7개 층으로 구성된 이 무브먼트에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볼 베어링을 사용했다. 또한 독특한 형태의 케이스는 실린더를 축으로 윗부분을 12도 정도 움직일 수 있어 한층 뛰어난 착용감을 선사한다.


올해 파르미지아니는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부가티 타입 390의 새로운 모델과 함께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했다. 부가티 시론이 운전자의 취향을 반영해 고객 맞춤 서비스를 실시하는 것과 동일하게 부가티 타입 390 역시 고객의 개성에 맞게 케이스, 다이얼, 인덱스 등을 선택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타입 390의 새로운 모델은 인덱스와 핸즈, 스트랩을 강렬한 레드 컬러로 처리해 시선을 끌며, 케이스 측면에 카본 소재를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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