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니 할터 : 매뉴팩처 창립 20주년

20 YEARS OF VIANNEY HALTER


↑ 자신의 아틀리에에서 작업 중인 시계제작자 비아니 할터


비아니 할터는 스무 살이 된 것을 두 번이나 축하받을 수 있는 행운아다. 한 번은 1983년 그의 20번째 생일에, 또 한 번은 2018년 그의 매뉴팩처 창립 20주년을 맞이하면서다. 이 특별한 기념일을 맞아 그는 아주 특별한 시계를 선보였다.

 

인류의 기억에서도 사라진 아주 오랜 옛날부터 금은 부유함과 고귀함, 권력을 상징해왔다. 반면 강철은 단단함과 평민계급, 산업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이러한 이미지는 마치 자석의 자성이 바뀌듯이 극과 극으로 뒤바뀌기도 하고, 귀금속이든 아니든 금속 자체가 창작의 핵심적 구성 요소가 되기도 한다. 1998년 독립시계제작자협회(AHCI)의 후보자로서 필립 뒤포(Philippe Dufour)가 후원한 첫 번째 시계를 발표한 후 자신의 매뉴팩처 창립 20주년을 맞은 비아니 할터(Vianney Halter)는 이를 기념하는 특별한 시계를 스틸 소재로 제작했다. 1998년 이후 항상 골드 또는 플래티넘티타늄만을 사용하던 비아니 할터에게 강철 케이스의 사용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는 18세기 프랑스의 위대한 워치메이커인 앙티드 장비에(Antide Janvier, 1751~1835)에 대한 오마주로 1994년 프랑스의 생크루아(Sainte-Croix) 지역에 있는 장비에(Janvier SA)라는 이름의 매뉴팩처에서 시계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후 매뉴팩처 이름의 주인을 위해 2010클래식 장비에(Classic Janvier)’라는 이름의 시계를 선보이기도 했다.

 

↑ 20점 한정 제작한 애니버서리 시계. 직경 38mm의 스틸 소재 케이스, 오토매틱 무브먼트 장착.

매뉴팩처 창립 20주년 기념애니버서리(Anniversary) 시계’의 케이스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스틸 소재로 제작했으며, 직경은 합리적인 크기인 38mm. 그의 상징적인 모델인 ‘안티쿠아(Antiqua)’딥 스페이스(Deep Space)’와 비교했을 때 전반적으로 디자인은 훨씬 클래식한 스타일이다. 비록 스트랩 연결 부분의 디자인은 이색적이지만 말이다. 안티쿠아처럼 케이스에 여러 개의 카운터가 있는 것도 아니고, 딥 스페이스 투르비용처럼 3축 투르비용을 시계 중앙에 장착하지도 않았으며, 주변부에서 솟아올라 중심부로 모이는 시곗바늘도 없다.

 

단지 12개의 심플한 아라비아 숫자와 만년필의 펜촉을 연상시키는 시침과 분침, 가느다란 초침 그리고 12시 방향에 새겨진 비아니 할터의 브랜드 로고와 6시 방향에 새겨진 그의 서명이 다이얼에 유일하게 자리하고 있을 뿐이다. 물론 비아니 할터 브랜드를 잘 아는 단골이라면 와인딩 크라운과 베젤에 규칙적으로 들어간 돌출점만으로 비아니 할터만의 몽환적인 세계와 미적인 요소들을 발견해낼 수 있을 것이다. 쥘 베른의 네모 선장이나 스타트렉의 히어로들이 등장하는 비아니 할터만의 세계관 말이다.

 

시계의 내부에는 오토매틱 무브먼트인 VH100 칼리버가 숨 쉬고 있는데, 타임온리의 심플한 기능을 장착한 이 무브먼트의 파워 리저브는 40시간이다. 이번 기념 시계에도 ‘VH 미스터리 로터라는 문구를 새긴 로터를 사용했다. 당연히 이 시계는 리미티드 시리즈로 제작되는데, 20주년 기념 시계인 점을 고려해 단 20점만 생산할 예정이다. 장비에 매뉴팩처에서 시계를 제작해온 20년 동안 비아니 할터는 10종류의 시계 모델을 설계해냈지만, 정작 그의 공방에서 생산된 시계는 단 500점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남다른오트 오를로제리를 추구하는 전 세계의 수집가들과 시계애호가들에게는 꿈의 시계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희귀함은 물론이고 스틸 소재 케이스라는 독특함 덕분에 이 애니버서리 시계가 컬렉터 워치가 되리라고 쉽게 장담할 수 있다. 언제나 자신만의 독자적인 이야기를 써나가고자 하는 독립 시계제작자 비아니 할터의 시계는 파리의 엑소 갤러리(Ekso Gallery)에서도 소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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