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NTERVIEW] 제니스 CEO 줄리앙 토나레

2017년에 새로 부임한 제니스의 CEO 줄리앙 토르나르(Julien Tornare)는 제니스에 대해 정통성(Authenticity)과 현대성이라는 두 세계관의 사이를 공전하고 있는 브랜드라고 말한다. 제니스는 15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정통 매뉴팩처 브랜드이면서 동시에 고유의 특기인 정확성과 크로노미터에 집중하면서 현대성의 세계관을 추구하고 있다.


RDM 자신의 이력을 설명해줄 수 있는가?
Julien Tornare(이하 JT)
나는 처음에 가족 회사 레몽 베일(Raymond Weil)에서 3년 동안 일하면서 시계의 기본적인 사항들과 그 작동법 등을 배웠다. 그 후 17년 동안 바쉐론 콘스탄틴에서 일했다. 운 좋게 본사로 발령을 받아 시계 시장의 현실을 터득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스위스 시장에서 활동할 수 있었다. 미국 시장에도 진출해 브랜드를 키웠으며, 마지막으로는 시계의 성지라 할 수 있는 아시아에서 일했다. 제니스에 온 지는 이제 1년이 되었다.

RDM 제니스에 오면서 받았던 첫인상은?
JT
뉴욕과 홍콩에서 살다가 다시 스위스로 돌아오면서 진정성(Authenticity)과 간결함의 미덕을 재발견하게 되었는데, 그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모든 것이 피상적으로 보이는 세계에서 시계의 요람인 스위스 르로클로 돌아오니 꿈만 같았다.

RDM 자체적으로 매뉴팩처를 보유하는 것이 브랜드에는 어떠한 장점이 되는가?
JT
매뉴팩처를 통해 진정성을 추구할 수 있다. 제니스는 고객에게 투명성을 유지하고자 한다. 그래서 고안해낸 제도가 방문 제도인데, 시계 속에 담긴 비밀이 무엇이며 왜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을 위해 마련한 것이다. 방문객은 워치메이커들과 소통할 수 있고, 그들의 작업 방식을 관찰할 수도 있다. 또한 산업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매뉴팩처는 제품의 품질을 효과적으로 보장해준다. 오늘날 제니스는 무브먼트를 100% 매뉴팩처에서 제작한다. 제품의 품질을 떨어뜨리면서 이익을 추구하는 재정 위주의 경영 방식을 철저히 거부하는 것이다. 시계의 진정성을 우선시하는 우리의 접근법을 계속해서 이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당장 내일이라도 이웃한 무브먼트 공장에 주문을 넣어 이윤을 남길 수는 있다. 하지만 그건 절대로 우리가 추구하는 바가 아니다. 제니스는 계속해서 이름 그대로 제니스로 남아 있기를 바란다. 그게 제니스의 창립자인 조르주 파브르 자코(Georges Favre-Jacot)를 기리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그가 바로 150여 년 전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장인들을 하나의 지붕 아래에로 모은 최초의 인물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무브먼트를 우리의 기술로 100% 제작하는 방식을 유지하는 이유는 그에 대한 기억을 존중하는 것이기도 하다.

RDM 기술을 개발할 때 우선 순위에 두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JT
크로노미터와 시계의 정확성이다. 이 2가지가 제니스가 유명해진 이유이기도 하다. 1969년도 엘 프리메로를 예로 들자면, 모든 크로노그래프가 8분의 1초 단위밖에 측정하지 못하던 시기에 엘 프리메로는 10분의 1초 단위로 측정할 수 있었다. 시간당 회전율을 2만 8800회에서 3만 6000회로 높였다. 앞으로 제니스는 이러한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고자 한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현시대의 트렌드에 맞는 시계를 제작할 수도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제니스가 스마트 워치에 관심을 갖겠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대신 기계식 시계의 영역 안에서 정확성과 크로노미터라는 우리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싶다.

RDM 그렇다면 스마트 워치는 당신에게 위협의 요소가 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JT
맞다. 위험하다고 보지 않는다. 스마트 워치는 분명 놀라운 도구이고, 쿼츠 위기 때처럼 등장할 무렵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충격이 위기로 넘어가지는 않았다. 이미 기계식 시계의 영속성을 사람들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 주변에도 많은 사람이 커넥티드 제품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두 종류의 시계를 쓰는 사람도 많다. 스마트 워치는 일종의 업무를 위한 사무 도구처럼 쓰이고, 기계식 시계는 자신의 기분, 직위,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착용한다. 따라서 이 둘은 전혀 다른 별개의 시장이다.

RDM 제니스에서 젊은 층은 어떤 자리를 맡고 있는가?
JT
시계 매뉴팩처라고 하면 나이가 지긋한 워치메이커들이 시계를 조립하고 있는 매우 전통적인 장소라는 고정관념이 강하다. 하지만 제니스의 매뉴팩처에는 젊고 역동적인 워치메이커들이 많다. 시계 산업의 진정한 자산은 바로 계승 정신이다. 전문적인 장인 기술을 계승하고 보존하기 위해 우리는 보다 노련한 직원과 젊은 직원을 한 팀으로 구성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재 우리 매뉴팩처에는 3~4명의 견습공이 활동하고 있다.

RDM 매뉴팩처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의 수는 얼마나 되나?
JT
매뉴팩처에서 일하는 직원만 현재 총 206명이다.

RDM 가장 좋아하거나 특별하게 생각하는 컴플리케이션이 있다면?
JT
데피 21의 새 무브먼트와 그 제품에 내장된 고진동 크로노그래프다. 일상에서 100분의 1초라는 시간은 무의미해보일 수 있지만, 100분의 1초는 시간이 매우 빨리 흘러가고 있다는 진실을 상기시켜준다. 때문에 데피 21의 100분의 1초 크로노그래프는 매우 역동적이고 시각적인 컴플리케이션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전통과 미래를 연결시킨다는 제니스의 브랜드 전략과도 완벽하게 상응한다.

RDM 30초 안에 차기 신작에 대해 말한다면?
JT
데피 랩과 그 오실레이터(Oscillator)다. 특별한 컴플리케이션은 아니지만 시간과 분, 초를 알려주는 데피 랩은 기계적인 관점에서 보면 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시계이며, 외양도 매우 매력적이다. 그러니 차기 신작도 당연히 데피 랩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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