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NTERVIEW] 불가리 CEO 장 크리스토프 바뱅

이탈리아의 세계적 주얼리 & 워치 브랜드인 불가리의 가장 큰 도전 과제는 얇고 아름다운 시계를 만드는 것이다. 이에 대해 불가리의 CEO 장 크리스토프 바뱅(Jean-Christophe Babin)은 단순히 얇기만 한 시계가 아닌, 정교한 컴플리케이션의 장착과 함께 불가리만의 우아함과 세련미를 잊지 않는 시계를 만드는 것이 불가리의 궁극적 목적이라고 말한다.


RDM 불가리는 주얼리 분야를 선도하는 훌륭한 브랜드다. 브랜드의 전략에서 시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 
Jean-Christophe Babin(이하 JCB)
 불가리의 제조 분야에서 시계는 미지의 영역이 아니다. 올해에는 여성 주얼리 시계 ‘디바 피니시마(Diva Finissima)’로 시계 제조 100주년을 기념하기도 했는데, 이 시계에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미닛 리피터 무브먼트가 장착되어 있다. 불가리가 1918년부터 1970년대까지 시계를 직접 제작해왔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물론 산업적으로 대량생산을 해온 것은 아니지만 정기적으로 계속해서 시계를 만들어왔다. 그리고 1970년대부터는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시계 제조 기술을 본격적으로 개발해왔다. 2010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고급 시계 분야를 통합해 점차 방대하고 다양한 시계를 제작하면서 남성과 여성 시계 분야로 진출해나가고 있다. 특히 세르펜티, 루체아, 옥토 등의 3가지 컬렉션이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물론 주얼리가 불가리의 핵심 분야인 것은 사실이지만, 시계 부문도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사실 본질적으로 봤을 때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두 분야가 전혀 다른 제품과 전혀 다른 디자인을 다루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각 분야가 추구하는 정신과 동원되는 장인 기술 등에서 분명히 통하는 점이 있다. 우리는 이러한 차원에서의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발휘하고 있다. 특히 주얼리 시계 분야에서 그렇다.

RDM 오트 오롤로지(Haute Horlogy) 분야에서 자체 매뉴팩처를 보유하는 것이 불가리 시계의 목적을 실현하는 데 더 도움이 되는가?
JCB
2010년대 초부터 우리는 본격적으로 무브먼트와 케이스, 다이얼까지 모든 시계 부품을 자체적으로 제작하기 시작했다. 통합된 자체 매뉴팩쳐를 보유하는 것은 불가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시계 제작의 목적에 부합하는 일이며, 이를 통해 옥토 피니시모 시리즈의 새로운 라인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다시 말해 불가리가 시계 제조 분야에서 극적인 발전과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자체 매뉴팩처를 보유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독립적이고, 유연하며, 신속한 생산 라인을 갖추었기 때문에 우리는 그 이전보다 훨씬 쉽게 목표를 실현할 수 있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생산성이라는 측면에서도 여러 가지로 이득을 얻을 수 있었다.

RDM 오트 오롤로지 분야에서는 여전히 엑스트라 씬 모델이 주된 도전 과제라고 보는가?
JCB
19세기부터 오롤로지는 방대한 창의력이 발현된 분야였으며, 특히 시계의 소형화는 중요한 도전 과제였다. 이러한 현상은 손목시계가 주류를 이루던 2000년대 이후에는 엑스트라 씬 시계로 이어졌다. 비록 당시에는 매우 큼직하고 여러 컴플리케이션이 들어간 시계가 유행했지만 말이다. 얇은 시계를 만들기 위한 연구 과정은 현대적인 우아함과 극적인 세련미를 표현하고자 하는 우리의 미적 기준과 합치하는 것이다. 하지만 시계를 최대한 얇게 만들면서도 무브먼트의 구성을 최첨단으로 채우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도전 과제다. 불가리는 벌써 4년 만에 4점의 세계 기록을 달성했다.

RDM 신제품을 디자인할 때 소재 선택에 특히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가 있는가?
JCB
소재를 선택하는 데에는 크게 2가지 이유가 있다. 기술적으로 제한에 부딪혔거나 특별한 미적 효과를 내기 위해서이거나, 아니면 둘 다인 경우다. 모든 것이 어떤 제품을 만들고자 하느냐에 달렸다. 예를 들어 이번 바젤월드에서 선보인 카본 소재의 ‘옥토 피니시모 미닛 리피터’의 경우에 소리를 내는 시계에 카본을 사용한다는 것은 미학적으로 매우 파격적인 선택이었다. 일반적으로 미닛 리피터는 매우 클래식한 시계라는 인식이 강해서 골드나 플래티넘 소재에 라운드 케이스라는 매우 고전적인 방식으로 제작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미닛 리피터에 카본 소재를 썼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먼저 미학적인 면에서 불가리가 어떤 것을 추구하는가를 보여준다. 불가리는 전통적인 스위스 브랜드들과는 차별화된 차원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을 과감히 시도한 것이다. 하지만 기술적이거나 기능적인 이유에서도 카본을 썼다. 세계에서 가장 얇은 미닛 리피터를 만들면서 동시에 아주 선명한 사운드를 보장하는 것이 과제였다. 최고급 카본 소재를 사용하면 이러한 사운드를 보장할 수 있다. 소재에 관해서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도 있는데, 바로 표면의 처리에 관한 것이다. 스테인리스 스틸은 시계 산업에서 매우 흔한 소재다. 우리의 옥토 피니시모 스틸 버전에는 표면에 로듐 처리를 했다. 이를 통해 불가리는 매우 흔한 소재를 갖고도 극단적으로 혁신적 장르를 창조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셈이다.

RDM 최근 불가리 시계는 티타늄과 카본 소재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 두 소재가 불가리를 포함해고급 시계에 많이 사용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JCB
티타늄과 카본은 최첨단 기술을 필요로 하는 소재로 많은 장점이 있다. 우리가 미닛 리피터에 카본을 사용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게다가 미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흥미롭다. 카본섬유의 구조는 매번 다른 시각적 효과를 낼 수 있다. 티타늄 경우에는 샌드 블라스트 처리해 새로운 효과를 냈다. 또 둘 다 가볍고 단단하기 때문에 이 두 소재를 사용할 이유가 매우 많은 셈이다. 두 소재가 선두주자가 되었다는 판단은 아직 성급하다고 할 수 있다. 시계 산업에서는 혁신에 대한 거부감이 강해 새로운 것이 받아들여지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역할이 불가리에 잘 맞는다!

RDM 불가리 무브먼트의 정확성을 크로노미터급으로 개선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인가?
JCB
엄밀히 말해 이 문제에 대한 연구를 따로 진행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우리의 무브먼트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수많은 테스트 중에는 정확성에 관한 검사도 포함되어 있는데, 모든 검사에서 가장 높은 기준을 충족해야만 한다.

RDM 다양한 과학 분야의 기술 연구가 오롤로지 전반에 진보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보는가?
JCB
확신한다. 유명 시계 회사들은 다양한 연구소들과 협력하고 있다. 스위스에서 특히 그렇다. 소재와 신기술, 정확성, 윤활유, 배터리 등 무수한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파트너십은 시계 산업 전반에 매우 중요한 기술적 진척의 기원이 되기도 한다.

RDM 특별히 아끼는 개발 축이 있는가?
JCB
소재에 관한 연구는 모두 관심의 대상이다. 소재는 살아 있으며, 시계에 기계적이고 기능적인 장점을 살려준다. 동시에 소재는 미적인 면에서도 스타일과 디자인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RDM 애프터 서비스도 우선 순위인가?
JCB
애프터 서비스는 명품 브랜드라면 누구나 갖춰야 하는 가장 본질적인 요소다. 불가리에서는 본사에서뿐만 아니라 지역별로 애프터 서비스를 개발하고 발전시켜왔다. 우리의 고객은 효율적인 애프터 서비스 네트워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RDM 차기작에 대해서 힌트를 준다면?
JCB
차기작은 불가리 시계의 매력과 신뢰성을 더욱 강화해줄 것이다. 게다가 이미 하반기에 나올 예정인 신제품도 많은데, 그중 일부는 상당한 관심의 대상이 될 것이다. 그러니 2019년은 굳이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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