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후회하지 않는다”: 파네라이의 CEO 안젤로 보나티와의 인터뷰

21세기 초 파네라이의 성공 신화를 이뤄낸 안젤로 보나티 회장이 6월 30일을 마지막으로 파네라이의 CEO 자리를 떠났다. 올해 67세인 안젤로 보나티는 최근 진행한 작별 인터뷰에서 프랑스 샹송 가수 에디트 피아프의 노래 제목과 같은 말을 남겼다.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는다(Je Ne Regrette Rien)”

↑안젤로 보나티

파네라이는 독창적인 시계 브랜드다. 파네라이의 탄생 과정은 흡사 이탈리아 해군 특수부대인 데시마 마스(Decima Mas)의 특공 작전을 연상시킨다. 에너지가 넘치고 수다스러운 이탈리아인에 대한 고정관념과 달리 데시마 마스 해군은 겸손함과 탁월함, 비밀 유지를 최상의 덕목으로 여겼다. 수년간 이탈리아 해군을 위해 나침반과 손목용 심도계, 수중 손전등, 공기압 보충장치 등 심해에서 탁월한 성능을 갖춘 기기들을 제작했던 파네라이는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내기 전까지 철저한 군사 기밀이었다. 1993년 처음으로 일반 대중을 위한 한정판 시계를 제작한 파네라이는 1997년 당시 방돔 그룹이었던 리치몬트 그룹에 인수되었다. 안젤로 보나티(Angelo Bonati)는 이 시절의 파네라이를 잘 기억하고 있다. “1997년 9월, 파네라이에는 나 한 명뿐이었고, 얼마 지나 조수를 고용했다”라고 그는 회상했다. 

안젤로 보나티는 파네라이의 특징 중에서도 “논의의 여지 없이 이탈리안다움은 파네라이의 근본적인 요소다”’라는 점을 늘 강조해왔다. 이와 함께 파네라이는 브랜드의 기원에 충실해왔다. 밀리터리 시계뿐만 아니라 바다를 향한 열정을 이어가며 그 일환으로 영국의 페얼리(Fairlie)에 있는 윌리엄 파이프 앤 선(William Fife & Son)에서 1936년에 제작한 전설적인 버뮤다식 케치선 에일린(Eilean)을 복원한 바 있고,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빈티지 요트 경주로 꼽히는 ‘파네라이 클래식 요트 챌린지’를 지원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매우 열성적이고 거대한 커뮤니티 ‘파네리스티(Paneristi)’를 결성한 것 역시 다른 시계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파네라이만의 특징이다. 파네리스티는 오를로제리 세계의 유일무이한 패밀리로 꼽힌다. 

↑안젤로 보나티

안젤로 보나티에게 “떠나면서 후회하는 점이나 아쉬운 마음은 없는가?”라고 물었더니, 그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나는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원치 않게 상처를 주거나 고생을 시켰다는 점만 뺀다면. 우리의 열정과 정성으로 파네라이가 존중받게 되어서 매우 자랑스럽다.” 이어 후임자인 장 마르크 폰트로이(Jean-Marc Pontroué)에게 그가 하고 싶은 조언을 묻자, 안젤로 보나티는 “행운이 함께하길!(Good Luck!)”이라고 전했다. 

안젤로 보나티 회장이 떠나며 파네라이 서사시의 한 챕터가 막을 내렸다. 하지만 파네라이의 서사는 완전한 경지를 향해 무한히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존재 자체가 군사 기밀이었던 파네라이는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유명 셀러브리티의 시계로 이름을 알린 후, 이제는 그 자체로 스타가 되었다. 장 마르크 폰트로이라는 새로운 수장을 맞이한 파네라이의 놀라운 모험은 계속될 것이며, 마지막으로 그 발판을 굳건히 다져주고 떠나는 안젤로 보나티에게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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