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TOPHE CLARET: THE MAGIC OF CREATIVITY

독립 시계제작자 크리스토프 클라레는 오는 2019년이 되면 자신의 이름을 내건 회사의 설립 30주년을 맞는다. 독창적인 타종 시계와 이색적인 기계식 시계로 주목받아온 크리스토프 클라레는 율리스 나르당, 해리 윈스턴 등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시계 역사의 일부분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워치메이커의 작업을 돕는 크리스토프 클라레.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활동하는 독립 시계제작자는 시계 업계 전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그 존재감은 상당하다. 전통적인 시계 제조에 기반을 두고 있으면서 동시대를 사는 현대인만 생각할 수 있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구현한 새로운 시계들을 선보여 수집가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는가 하면, 브랜드와 협업해 기술적, 예술적 조언을 아낌없이 쏟아내는 조언가이기도 하다.

1962년 프랑스 리옹에서 태어난 크리스토프 클라레도 그런 시계제작자 중 한 사람이다. 12세 되던 해에 그는 이미 시계학에 대한 관심을 보였고, 2년 뒤 시계 복원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16세가 되던 1978년에는 제네바의 시계학교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시계 제작을 배웠다. 1982년 최고의 성적으로 졸업한 후 로저 드뷔 밑에서 10개월간 견습하며 퍼페추얼 캘린더 시계 등을 작업했다.

↑크리스토프 클라레

고향 리옹으로 돌아와 공방을 연 그는 크리스토프 클라레 최초의 스켈레톤 시계와 자크마르(Jaquemart) 아워 앤 쿼터 리피터를 차례로 소개했는데, 이 시계들은 코럼이나 율리스 나르당과의 협업에 토대가 됐다. 크리스토프 클라레는 1987년 바젤월드에서 당시 율리스 나르당을 이끌던 롤프 슈나이더(Rolf Schnyder)를 만나 자크마르가 있는 미닛 리피터 칼리버 제작을 의뢰받았다. 이를 수락한 그의 작업은 1989년 율리스 나르당의 ‘산 마르코 미닛 리피터’ 시계로 세상에 공개됐다.

↑1989년 율리스 나르당을 위해 제작한 '산 마르코 미닛 리피터'.

율리스 나르당과 작업하며 라쇼드퐁으로 공방을 옮긴 크리스토프 클라레는 오데마 피게 르노 앤 파피(Audemars Piguet Renaud & Papi SA)의 대표인 줄리오 파피(Giulio Papi), 도미니크 르노(Dominique Renaud)와 함께 3명의 이니셜을 딴 ‘RPC’라는 회사를 설립해 서로 협력했다. 그러나 2년 뒤에는 주주로만 남고 독립해 1989년 자신의 이름으로 회사를 설립했다. 계속해서 타종 시계를 연구한 크리스토프 클라레는 1997년에 18세기의 시계제작자인 앙투안 파브르 살로몽(Antoine Favre-Salomon)에게서 영감을 받아 세계 최초로 손목시계에 뮤직박스를 결합하기에 이르렀다. 이 시계는 실린더가 돌아가면서 20개의 톱니에 부딪히며 2가지 곡조를 들려준다.

시계 역사를 바탕으로 한 혁신

1998년에는 세계 최초로 메인 플레이트와 브리지를 사파이어 크리스털로 제작하고 그 위에 투르비용을 얹은 시계를 발표했으며, 2004년에는 해리 윈스턴이 당대 최고의 시계제작자와 손잡고 제작에 들어간 ‘오푸스 4’를 완성했다. 회전식 로터가 아니라 2개의 직사각형 플래티넘 블럭이 좌우로 움직이면서 태엽을 감는 방식으로 제작한 이 시계는 그해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의 최고상을 수상했다. 

↑눈으로 뒤덮인 르로클의 크리스토프 클라레 매뉴팩처.

회사는 지속적으로 성장했고, 1999년 르로클의 저택을 구입해 매뉴팩처를 구축한 크리스토프 클라레는 2009년 별관을 증축하기도 했다. 2009년 20주년을 맞은 크리스토프 클라레는 자사의 시계 개발을 시작하며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같은 해 선보인 ‘듀얼토우(DualTow)’는 투르비용과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를 결합하고 벨트처럼 돌아가는 시와 분 표식으로 완성했다.

크리스토프 클라레의 장기인 타종 시계도 꾸준히 출시했다. 2001년에는 큰 날짜 창, 낮밤 표식, 듀얼 타임존 표식이 있는 미닛 리피터 ‘아다지오(Adagio)’, 2012년에는 4개의 해머와 공이 웨스터민스터 차임을 내는 미닛 리피터와 투르비용을 결합한 ‘소프라노(Soprano)’, 2015년 ‘알레그로(Allegro)’ 등을 선보였다. 

↑'블랙잭' 워치는 주사위를 함께 제공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2013년 선보인 ‘칸타로스(Kantharos)’도 주 기능이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이지만 작동 전환시 타종으로 알려주는 기능을 한다. 오랜 역사를 가진 브랜드들이 전통을 답습하는 일에 머무를 때 클라레는 현대를 반영한 시계들을 만들기도 했다. 2011년부터 차례로 소개한 ‘블랙잭(Blackjack)’, ‘바카라(Baccara)’, ‘포커(Poker)’ 시계가 그 예다. 일명 미니어처 카지노라 불리는 시계들은 별도의 창으로 카드 게임을 할 수 있으며, 블랙잭의 경우에는 주사위를 함께 제공하고 시계 후면에는 룰렛 형태의 로터를 부착했다.

↑2012년 공개된 '익스트림-1'은 자석을 이용해 시, 분을 표시한다.

익스트림 컬렉션으로 분류되는 ‘엑스트림-1(X-TREM-1)’도 빼놓을 수 없다. 시계와는 상극인 자석을 이용해 볼 형태를 밀거나 끌어당겨 시와 분을 표시하고, 30도 기울어진 각도로 플라잉 투르비용을 설치한 모델이다. 

↑다이얼에 비밀 메세지가 담긴 여성시계 '마르그리트'.

↑2018년 공개된 '마르그리트'의 최신 버전.

여성 시계에도 신경을 썼다. 2014년 소개한 ‘마고(Margot)’는 메세지를 보여주며 꽃잎이 하나씩 접히는 타종 시계로, 그해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의 여성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5년 소개한 ‘마르그리트(Marguerite)’도 다이얼 전면에 비밀 메시지를 숨길 수 있는 여성 시계다.





RECOMMEN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