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TCH & CAR : HUBLOT X FERRARI

자동차에 동력을 공급하는 기관이 엔진이라면, 시계에 동력을 공급하는 기관은 무브먼트다. 엔진과 무브먼트는 각각 자동차와 시계의 성능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자동차와 시계는 복잡한 기계 메커니즘에 열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왔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 제조사와 시계 브랜드들의 협업이 유독 많은 점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레뷰 데 몽트르 코리아』는 서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이 두 업계에 관한 기사를 연재로 다룰 예정이며, 그 첫 번째 주인공으로 위블로와 페라리를 선정했다. 스위스의 워치메이킹 브랜드인 위블로와 이탈리아의 스포츠카 제조 브랜드인 페라리의 협업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2017년 10월 이탈리아의 무젤로 서킷에서 열린 GT 레이싱 시즌.

시계 브랜드 ‘위블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일까? 브랜드를 대표하는 워치 컬렉션 빅뱅의 팔각형 케이스와 둥근 베젤, 아트와 패션(Passion) 그리고 퓨전을 외치는 장 클로드 비버 회장, 월드컵 공식 파트너 시계 등으로 저마다 떠오르는 이미지가 다를 것이다. 만일 자동차 애호가이거나 스피드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페라리를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다. 스포츠부터 자동차, 아트 등 각 분야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특히 즐기는 위블로는 페라리의 공식 파트너이자 페라리가 주최하는 대회의 공식 타임키퍼다.

↑‘MP-05 라페라리’를 착용하고 있는 페라리의 루카 디 몬테체몰로 회장.

2011년 11월 5일 페라리 피날리 몬디알리(Ferrari Finali Mondiali) 경기가 열린 이탈리아의 무젤로 서킷(Mugello Circuit)에서 위블로의 CEO인 장 클로드 비버와 페라리의 루카 코르데로 디 몬테체몰로(Luca Cordero di Montezemolo) 회장이 이 역사적인 협업을 발표했다. 그리고 공동 성명서에 두 회사의 협업은 단순히 공동 작업으로 시계를 제작하거나 라이선스 운영과 후원의 차원을 넘어 두 브랜드의 진정한 교류와 함께 자원과 정보를 통합하는 일이라고 명기했다. 페라리의 몬테체몰로 회장은 “위블로와 페라리는 독점력, 기술력, 스타일 그리고 열정 등의 많은 핵심적 가치를 공유할 것이며, 두 브랜드 간의 새로운 파트너십은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빅뱅 페라리의 탄생

↑'빅뱅 페라리'의 9시 방향에는 페라리 로고가 장식되어 있다.

↑2012년 출시된 첫 '빅뱅 페라리'.

2012년부터 페라리와 협업한 ‘빅뱅 페라리’가 본격적으로 출시되기 시작했다. 9시 방향에 페라리의 상징인 두 다리를 치켜든 말 로고를 새긴 빅뱅 페라리 모델은 첫해 티타늄과 매직 골드 소재로 출시되어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위블로와 페라리는 이 성공에 힘입어 130여 건의 행사를 함께 개최하며 뜨거운 우정을 과시했다.

↑MP-05 라페라리

↑MP-05 라페라리 크리스털

2013년 제네바 모터쇼에서는 페라리의 역사적인 엔초 페라리(Enzo Ferrari)의 후속 모델이자 페라리 최초의 하이브리드 차량인 라페라리(LaFerrari)를 선보이면서 이를 기념하는 타임피스 ‘MP-05 라페라리’를 함께 공개했다. 신차를 소개하는 전시장에서 페라리의 루카 회장이 직접 착용하면서 더욱 주목받은 이 타임피스는 자동차 엔진룸을 연상시키는 수직 배열의 무브먼트와 라페라리의 엔진 커버를 연상시키는 사파이어 크리스털, 디지털 방식의 시, 분 표시 등 한눈에 봐도 페라리의 엔진을 모티프로 한 시계임을 알 수 있다. 특히 라페라리는 시계 업계 최초로 50일간의 파워 리저브를 자랑하는 타임피스로 이목을 끌었다. 이후 위블로는 2016년 투명 사파이어 크리스털로 케이스를 제작한 ‘MP-05 라페라리 크리스털’을 선보이기도 했다.


위블로와 페라리는 2013년 빅뱅 매직 카본, 빅뱅 올 세라믹 그리고 빅뱅 킹 골드 카본, 2014년 빅뱅 페라리 티타늄 카본, 빅뱅 페라리 킹 골드, 빅 뱅 페라리 세라믹 카본 등을 선보이며 성공 신화를 써내려갔다. 2014년부터는 위블로의 인하우스 무브먼트인 유니코 무브먼트를 탑재하기 시작했다. 해가 거듭될수록 위블로와 페라리의 파트너십은 2015년 페라리의 상징인 레드 컬러의 디테일이 들어간 ‘빅뱅 페라리 스페셜 블랙 세라믹’과 ‘나트(NART; 북미 레이싱 팀)’를 상징하는 컬러로 디자인된 ‘빅뱅 페라리 스페셜 그레이 세라믹’을 선보이며 그 기대를 넘어섰다. 기존의 빅뱅 페라리에서 볼 수 없었던 페라리의 그릴에서 영감을 받은 블랙 매시 스타일의 다이얼은 2015년 빅뱅 페라리의 가장 큰 미학적 요소다.

페라리의 70주년을 함께 기념하다

↑2017년 선보인 '빅뱅 페라리' 뉴 모델.

2017년 페라리 창립 7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한 해를 맞아 위블로는 페라리만의 아이덴티티를 담아 제작한 ‘테크프레임 페라리 70년 투르비용 크로노그래프’를 공개했다. 페라리의 고유한 디자인 아이텐티티와 위블로의 기술력으로 마무리된 이 모델은 정밀한 기술력과 고급 소재, 독보적인 디자인을 모두 갖춘 협업의 결과물이었다.

페라리의 수석 디자이너 플라비오 만초니(Flavio Manzoni)는 “테크프레임 페라리 70년 투르비용 크로노그래프 안에 구성되어 있는 수많은 부품 중 단 한 개도 결코 우연하게 설계된 것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다이얼 부분의 크로노그래프 분 카운터와 날짜 창은 시계의 가독성을 높여주고, 4시 방향의 크라운은 블랙 PVD 티타늄으로 코팅 처리해 무게를 최소화하면서 동시에 에어로다이내믹(Aerodynamic) 스타일까지 적용했다. 측면에 있는 레드 컬러의 푸시 버튼은 기능적인 역할뿐만 아니라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으로 설계되었다.

↑스켈레톤 구조로 된 '테크프레임 페라리 70주년 투르비용 크로노그래프'.

시계의 심장인 ’칼리버 HUB6311’은 오토매틱 방식에 253개의 부품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파워 리저브는 최대 5일까지 보장된다. 전문가들로부터 극찬을 받는 싱글-버튼 크로노그래프는 버튼 하나로 스타트-스톱-리셋 기능을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며, 실제 페라리의 레드 컬러 알루미늄 레버에 사용되었던 소재로 만들어졌다. 루테늄으로 고급스럽게 처리된 무브먼트는 다이얼 안에서 투르비용의 기술을 더욱 돋보일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이 독특한 구조 안에서 투명한 사파이어 크리스털은 회전 케이지 위에 자리 잡아 브리지를 이용해 투르비용의 상위 부분을 고정시킨다. 이 같은 설계는 플라잉 투르비용의 미적 효용성을 표현해내면서 부품의 중심축인 2개의 피벗을 통해 기능적인 안정성까지 제공한다.

↑2018년 공개된 '빅뱅 페라리'의 매직 골드 버전.

킹 골드와 피크(Peek) 카본, 티타늄 등 3가지 버전으로 만나볼 수 있는 이 모델은 각각 70점씩 한정 생산된다. 테크프레임 페라리 70주년 투르비용 크로노그래프는 2018년 세계적인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인 ‘iF 디자인 어워드’을 수상하며 다시 한 번 그 진가를 인정받았다. 페라리의 7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한 타임피스인 테크프레임과 함께 2017년 위블로는 최신 페라리 모델에서 영감을 받아 빅뱅 유니코 모델을 새롭게 디자인했다. 위블로의 최첨단 아이디어와 페라리의 최신 프로그램 설계 코드를 모두 찾아볼 수 있는 새로운 타임피스는 고도의 기능적 측면과 스타일리시한 디테일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2017년 카본, 킹 골드, 티타늄 버전을 각각 500점 한정으로 선보였고, 2018년에는 매직 골드 버전을 250점 한정으로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