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SIHH 2018: SMOOTHLY SHIFTING UP A GEAR

스위스의 제네바에서 열리는 국제고급시계박람회(SIHH)는 명실공히 세계에서 가장 럭셔리한 박람회다. 따라서 초대받은 소수의 사람들만 SIHH에 참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디지털 기술의 보급과 함께 명품 시계 분야가 시장성을 회복하는 분위기에 힘입어 2018년 1월에 치러진 SIHH는 이전의 박람회보다 더 성대하고 개방적인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레뷰 데 몽트르 코리아』는 지난 1월 15일부터 19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의 팔렉스포에서 열린 제28회 SIHH를 직접 취재한 후 그 내용을 5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SIHH 2018 전경

↑SIHH 2018 전시장 입구

KEYWORD 1 DECIDED CHANGE

패션과 달리 시계 업계는 그 성향이 다소 보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되는 패션 업계와 달리 변화를 지극히 싫어하는 것이 시계 업계의 성향이다. 변화를 즐기지 않는 성향은 명품 브랜드로 갈수록 더 심해져서 전 세계 최고의 하이엔드 워치 브랜드가 참여하는 SIHH는 더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신제품 콘셉트에 맞게 내부 인테리어는 바꾸지만 미팅 룸이나 프레스 프레젠테이션 룸 등의 변화 역시 몇 년 동안 거의 그대로였다. 그러나 올해 SIHH는 박람회장에 입장하는 순간부터 확연하게 달라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면에서 변화를 보였다. 방문객을 맞는 입구부터 각 브랜드 부스, 그리고 프레스들에게 신제품을 설명하는 프레젠테이션 룸도 브랜드의 제품에 더 집중할 수 있고 또 브랜드 개성을 더 잘 드러낼 수 있도록 꾸며졌다. 

↑2018년 새롭게 신설된 화이트 박스

관람객의 원활한 동선을 위해 입구부터 새롭게 디자인된 전시장 초입에는 1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오디토리움을 마련했다. 그 밖에도 플러그 앤 플레이 방식의 스튜디오인 화이트 박스 등 흥미를 끌 만한 여러 공간이 새롭게 생겼다. 최근 몇 년 동안 눈에 띄는 변화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던 SIHH가 2018년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한 것이다. 이는 2017년 주요 시계 브랜드 성장률이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최근 변화된 미디어 환경과 업계 분위기에 따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KEYWORD 2 THE LARGEST SCALE 

올해 SIHH 참가 브랜드는 총 35개로, 2015년 16개, 2017년 30개와 비교해볼 때 역사상 가장 많은 브랜드가 참여했다. 35개 브랜드 중 메종 브랜드는 17개, 독립 시계 브랜드는 18개다. 박람회가 열리기 전부터 가장 주목받은 브랜드는 단연 에르메스였다. 그동안 바젤월드에서 신제품을 소개해오던 에르메스가 SIHH의 메종 브랜드로 합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 각 매체와 시계애호가들로부터 지대한 관심을 받았었다. 에르메스 부스는 전시장으로 들어가는 초입에 위치했는데, 특유의 컬러풀하고 위트 있는 쇼케이스 안에 신제품을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독립 시계 브랜드로는 아민 스트롬, 드윗, 크로노메트리 페르디낭 베르투, 엘레강스 by F.P 주른, 로맹 고티에 등 5개 브랜드가 새롭게 합류했다. 

↑카레 데 오를로제르

역대 가장 많은 브랜드가 참석한 해답게 박람회장도 총면적이 이전보다 20% 증가한 5만5000m² 로 확대되었고, 참석자 수도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 박람회의 참석인원은 약 2만 명으로 2017년 대비 약 20%가 증가했다. 미디어 분야 역시 전년 대비 12% 증가한 1500명의 저널리스트와 프레스가 참석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린 오픈 데이에는 2500명이 방문해 전년과 비슷한 참석률을 보였다. 

↑SIHH 2018에 참석한 브랜드의 CEO

KEYWORD 3 SMART CONNECTED

최근 몇 년 사이에 시계 업계에 떠오른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스마트’와 ‘커넥티드’였다. 때문에 SIHH나 바젤월드가 열릴 때마다 첨단 커넥티드 워치를 새롭게 소개하는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었다. 그러나 커넥티드 워치에 대한 브랜드와 대중 그리고 프레스들의 관심은 점점 수그러들고 있는데, 세계 최고의 하이엔드 브랜드가 포진되어 있는 SIHH는 더욱 그렇다.

그 한편으로 제품이 아닌 전체를 보여주는 방식에서 ‘커넥티드’ 개념을 접목하는 것에 대한 관심은 점점 더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비록 SIHH가 열리는 제네바의 팔렉스포 박람회장은 소수의 초대받은 사람들만 제한적으로 들어갈 수 있지만 시계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전 세계 어디에서나 실시간으로 생중계되는 각종 프로그램을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접속할 수 있었다. 2년 전부터 선보인 SIHH 어플리케이션을 포함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통해 SIHH 주요 프로그램이 라이브로 제공되기 때문이다. 

↑1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오디토리움

이를 위해 SIHH 주최측은 새롭게 디자인된 오디토리움을 포함해 화이트 박스 등 향상된 네트워킹을 위해 고안된 ‘SIHH’ 라이브 콘셉트를 도입했다. 오디토리움에서는 박람회가 열린 5일 동안 총 29개 브랜드의 프레젠테이션과 CEO 대담 및 주제별 토크를 선보였고, 모든 프로그램은 SIHH 2018 어플리케이션과 다양한 채널을 통해 라이브로 제공되었다. 

↑SIHH 오프닝 파티

SIHH의 회장 파비엔 뤼포(Fabienne Lupo) “우리의 새로운 접근 방식이 그 가치를 입증받았다. SIHH는 비즈니스 수행에 도움이 되는 최상의 플랫폼일 뿐만 아니라 의사소통 및 가시성 측면에서 최고의 쇼케이스를 제공하기 휘해 중요한 변환 프로세스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이 모든 것이 오늘날의 세계와 확고하게 연결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KEYWORD 4 RETURN TO THE PAST

수백 년이 넘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파인 워치메이킹의 세계에서 브랜드의 과거의 유산은 단순히 아카이브에 보관해놓은 것 그 이상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시계 브랜드인 바쉐론 콘스탄틴을 포함해 100년 이상의 긴 역사를 지닌 브랜드가 다수 포진해 있는 SIHH의 참가 브랜드 중에는 과거의 유산을 활용해 현재의 훌륭한 컬렉션을 선보이는 브랜드가 특히 많다. 

올해로 브랜드 창립 150주년을 맞은 IWC는 이를 기념해 주빌리 컬렉션을 선보였고, 브랜드 전시 부스에도 1884년 제작했던 폴베버 포켓 워치 무브먼트를 그대로 재현했다. 주빌레 컬렉션은 IWC 역사를 빛낸 아이콘을 계승하는 컬렉션으로 포르투기저, 포트토피노, 다 빈치와 파일럿 워치 컬렉션에서 선정된 27가지를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담고 있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20세기에 가장 화려했던 1950년대로 우리를 인도했다. 말테 크로스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된 1956년 'Ref. 6073'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피프티 식스 컬렉션을 새롭게 론칭한 것이다. 당시 바쉐론 콘스탄틴이 선보였던 풍부한 독창성을 보여주는 이 타임피스는 전통에 대한 존중과 동시에 혁신을 추구하는 브랜드의 정신을 완벽히 충족시켜준다. 

↑예거 르쿨트르

예거 르쿨트르도 브랜드 역사와 현재의 스포티한 품격에서 영감을 받은 폴라리스 컬렉션을 새롭게 론칭했다. 1968년 출시된 아이코닉 메모복스 폴라리스에서 영감을 받은 폴라리스 컬렉션은 단순히 유서 깊은 타임피스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메모복스 폴라리스의 정신을 토대로 활동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는 현대인에게 부합되도록 제작되었다. 그 밖에도 까르띠에는 세계 최초의 현대식 손목시계이자 1904년 탄생 이래로 까르띠에의 대표적 남성 클래식 워치 라인을 지켜온 산토스 드 까르띠에 워치의 2018년형 모델을 선보이는 등 과거로부터 찾아낸 보물과도 같은 컬렉션을 SIHH에서 선보였다.

KEYWORD 5 PREWIEW 2018 WATCH TREND 

↑카레 데 오를로제르로 참석한 로메인 제롬의 부스.

메종 브랜드 17개를 포함해 독립 시계 브랜드 18개를 모두 합하면 이번 SIHH에 참가한 브랜드는 총 35개다. 그중 카레 데 오를로제르에서 신제품을 소개하는 독립 시계 브랜드 대부분은 컬렉션 수가 매우 적고, 1년 동안 1000개 미만의 시계만 제작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단 17개의 시계 브랜드가 선보인 신제품으로 한 해의 시계 트렌드를 가늠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리치몬트 그룹 소속의 브랜드를 포함해 리차드 밀, 율리스 나르당, 에르메스 등 세계적인 시계 브랜드가 선보이는 신제품은 분명 한 해의 시계 트렌드를 보여주는 바로미터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 

올해 SIHH에서 나타난 시계 트렌드는 총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 트렌드는 ‘다운사이징’이다. 시계 케이스의 크기가 최근 몇 년 사이에 계속 작아지고 있었는데, 올해는 그 현상이 훨씬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파네라이는 브랜드 역사상 최초로 직경 40mm 이하의 신모델 ‘루미노르 두에 38mm’를 선보였고, 2014년 선보이며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던 반 클리프 아펠의 ‘플라네타륨 워치’도 올해에는 직경 38mm의 여성용 모델을 내놓았다. 

↑랑에 운트 죄네 부스

두 번째 키워드는 ‘스틸’이다. 올해 새롭게 론칭한 바쉐론 콘스탄틴 ‘피프티식스’, 예거 르쿨트르 ‘폴라리스’는 모두 스틸이 메인 소재다. 골드 소재를 주로 선보이던 두 메종이 스틸을 메인 소재로 선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스틸은 실용적일 뿐만 아니라 견고해서 최근 가장 각광받는 워치메이킹 소재다. 랑에 운트 죄네는 지난해 작고한 발터 랑에를 추모하며 제작한 ‘1815 발터 랑에’를 제작했는데, 그중 단 1점만 생산하는 유니크 피스를 스틸로 제작했다. 스틸은 랑에 운트 죄네가 매우 한정된 수량으로 제작하는 특별한 타임피스에만 사용하는 소재다. 

↑로저드뷔 부스

세 번째 트렌드는 ‘인터체인저블’이다. 몇 년 전부터 다양한 컬러와 다양한 소재의 스트랩을 함께 구성해서 선보이는 브랜드가 많아졌는데, 올해에는 이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해서 누구든 쉽게 스트랩을 교체할 수 있는 이지 체인지 시스템을 각 브랜드마다 신기술로 제안했다. 까르띠에는 ‘산토스 드 까르띠에’를 위해 브레이슬릿과 관련해 특별히 고안한 스마트링크와 퀵스위크라는 2 가지 신기술을 특허 출원 중이다. 로저드뷔는 단 3초 안에 머신의 타이어를 교환하는 F1 경기 대회에서 착안해 3초 안에 스트랩을 교환할 수 있는 퀵 릴리즈 시스템을 새롭게 선보였다. 그 밖에도 파네라이, 피아제도 스트랩을 보다 쉽게 교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고안했다. 이외에도 여성 시계, 합리적인 가격, 첨단 신소재 등 2018년 시계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매력적인 신제품들을 SIHH 2018에서 만날 수 있었다.

SIHH IN NUMBERS
개최 횟수 28회 
박람회 기간 5일 
참가 브랜드 35개
전체 관람객 20,000명
SNS 게시물 400,00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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