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RITZ GROSSMANN: ORIGIN OF A NEW TIME

시계제작자 크리스티네 후터(Christine Hutter)가 되살린 모리츠 그로스만은 독일 글라슈테 지방의 워치메이킹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독자적인 기술과 철학을 접목시킨 인하우스 무브먼트와 고대 이집트 전설에서 이름을 차용한 컬렉션으로 새로운 전통을 이룩해가고 있다.

↑2013년 글라슈테에 세운 모리츠 그로스만의 매뉴팩처.

1826년 독일 드레스덴에서 태어난 카를 모리츠 그로스만(Carl Moritz Grossmann)은 시계 제작을 공부하고 독일 함부르크와 뮌헨, 스위스 라쇼드퐁, 그리고 그 외에 영국과 프랑스, 덴마크, 스웨덴 등을 여행한 후 1854년 다시 드레스덴으로 돌아와 공방을 오픈했다. 독일과 체코의 접경 지역인 글라슈테 오레(Ore) 산맥에 자리한 공방에서 그는 회중시계부터 벽시계, 정밀한 측시 도구들을 제작하는 한편, 글라슈테 지역의 발전을 위해 활동했다. 시계 제작에 관한 노하우를 후대에 전해주기 위해 저서를 남기기도 했는데, 이는 1878년 독일 시계제작학교(The German School of Watchmaking)의 설립과 커리큘럼을 마련하는 바탕이 됐다. 

↑모리츠 그로스만을 부활시킨 크리스티네 후터.

↑19세기의 시계 제작자 카를 모리츠 그로스만.

그로부터 120여 년이 지난 후 모리츠 그로스만을 부활시킨 크리스티네 후터는 뮌헨의 마스터 워치메이커인 빌헬름 글로글러(Wilhelm Gloggler)의 견습생으로 시작해 19~20세기 생산된 시계를 복원, 수리하는 시계제작자이다. 랑에 운트 죄네와 모리스 라크르와에서 경력을 쌓은 그녀는 모리츠 그로스만에 대한 존경심으로 상표 권리를 획득해 2008년 마침내 브랜드를 설립했다. 모리츠 그로스만은 설립과 함께 바로 인하우스 무브먼트 개발에 착수했다. 2010년 매뉴얼 와인딩 칼리버 100.0을 시작으로 칼리버 102, 103, 201, 202, 그리고 2017년에 추가한 4개의 새로운 무브먼트까지 현재 총 11개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보유하고 있다.

독일 글라슈테 워치메이킹의 역사를 잇다 

↑모리츠 그로스만의 대표 모델인 '베누'.

모리츠 그로스만의 무브먼트를 살펴보면 저먼 실버 소재의 2/3 플레이트, 수공으로 조각을 넣은 밸런스와 이스케이프먼트 휠 브리지, 제네바 스트라이프보다 폭이 넓은 글라슈테 스트라이프 패턴, 골드 샤통(Chaton) 등 독일 글라슈테 지역의 브랜드에서 볼 수 있는 고유 무브먼트의 특징을 모두 갖췄다. 여기에 모리츠 그로만은 총 6개의 관성 조정 나사로 고정하고 시간당 1만8000번 진동하는 그로스만 밸런스 휠을 적용했고, 시각의 설정을 위해 크라운을 누를 때 자칫 핸즈가 잘못 움직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크라운 아래 그로스만 와인더 푸셔를 장착했다. 

↑자체 제작한 그로스만 밸런스 휠을 검수하는 과정.

↑3분에 1회전하는 칼리버 103의 플라잉 투르비용.

플라잉 투르비용을 발명한 글라슈테 출신 알프레트 헬비히(Alfred Helwig)에 대한 존경을 담아 개발한 칼리버 103의 경우, 특허 출원한 V형 밸런스 브리지로 고정한 플라잉 투르비용을 탑재했다. 점핑 세컨드를 탑재한 이 무브먼트의 투르비용은 1분이 아닌 3분에 1회전하며, 시각을 조정할 때 투르비용을 멈추도록 만드는 부품에 CEO인 크리스티안 후터의 실제 모발을 사용해 주목을 받았다. 특허 출원한 이 장치는 투르비용에 손상을 주지 않고 부드럽게 멈추게 하며 정확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하나의 시곗바늘을 제작하는 데에 약 4일이 소요된다.

↑포켓 워치용 앵커 크로노미터 No. 21839.

그 외에 블루잉 기법을 사용했지만 파란색이 아닌 갈색과 보라빛을 띠는 스크루와 핸즈도 모리츠 그로만의 특징이다. 특히 모리츠 그로만의 백미로 꼽히는 뾰족하고 아름다운 형태의 핸즈는 직접 수공으로 제작하는데, 하나의 핸드를 만드는 데에 약 4일이 소요되기 때문에 1년 생산량은 제한적이다. 모리츠 그로스만이 이렇게 고품질의 시계 제작에 집중할 수 있는 이유는 50~60명의 직원 대부분이 시계제작자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시간 조정 시 투르비용을 멈추게 만드는 부품에 실제 머리카락을 사용한 '베누 투르비용'.

모리츠 그로스만의 컬렉션 명칭은 고대 이집트 전설에서 이름을 차용했다. 불에 타면서도 알을 남긴 새의 이름인 벤누(Bennu)에서 착안한 대표 컬렉션 ‘베누(Benu)’, 공기와 물, 하늘과 땅, 시간을 창조한 신의 이름에서 가져온 현대적인 디자인의 ‘아툼(Atum)’, 습기의 여신으로 여성 컬렉션도 함께 소개하는 ‘테프누(Tefnut)’, 그리고 한정판으로 제작하는 스페셜 컬렉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스페셜 에디션 '아툼 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