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EL SPECIAL] 예술적인 공예 기법과 첫 인하우스 무브먼트 개발-2

'프리미에르' 워치를 시작으로 'J12'까지 워치메이킹 분야에서 혁신 행보를 펼쳐온 샤넬은 고급 시계와 고급 주얼리 분야의 노하우를 총동원한 2010년 '마드모아젤 프리베' 컬렉션을 공개하기 시작한다. 예술적인 공예 기술력과 함께 샤넬은 메종의 아카이브를 고스란히 담은 타임피스와 혁신적인 첫 인하우스 무브먼트로 시계 업계에 샤넬의 영역을 공고히 다져오고 있다. 샤넬의 특별한 30년 워치메이킹 서사시의 두 번째 이야기를 만나보자.

↑시토 수도회에서 영감을 받은 '마드모아젤 프리베 오바진'의 제작 과정.

마드모아젤 프리베 : 예술적 기술의 탁월함
2010년 시작된 '마드모아젤 프리베(Mademoiselle Privé)' 컬렉션은 샤넬 시계 역사의 보다 내면적인 것을 소재로 한다. 마드모아젤 샤넬이 생전에 아끼던 상징들과 그녀가 주변에 채우길 좋아했던 요소들을 선보이는 일종의 보석상자 같은 개념의 컬렉션이다. 카멜리아, 별자리, 사자, 오리엔탈풍의 병풍 등은 그녀의 인생 전반에 걸쳐 동반했던 기준점이라 할 수 있다. 매우 시적인 언어에 애착을 가졌던 그녀는 예술적 장인들의 섬세한 작업을 좋아했고, 이러한 그녀의 취향을 마드모아젤 프리베라는 감동적인 컬렉션이 고스란히 표현해내고 있다. 

↑시토 수도회에서 영감을 받은 '마드모아젤 프리베 오바진'의 제작 과정.

↑시토 수도회에서 영감을 받은 '마드모아젤 프리베 오바진'의 제작 과정.

고급 시계와 고급 주얼리 분야의 전문 기술을 기교적으로 조합해낸 마드모아젤 프리베 컬렉션은 세계 최고의 에나멜, 세공, 보석 세팅 장인들의 날렵한 손길로 탄생한다. 이는 기존 J12와는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컬렉션으로, 장인 기술 덕분에 탄생한 것이다. 이를테면 금사 자수, 머더 오브 펄 세공, 다이아몬드와 보석 세공 등의 기술이 동원되었다. 프랑스와 스위스의 우수한 장인 기술의 표현의 장이 된 마드모아젤 프리베는 2013년 ‘마드모아젤 프리베 카멜리아 브로더리’로 다시 한 번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의 메티에 다르(Metier d'Art) 부문을 수상했다. 

↑다양한 커팅의 다이아몬드를 촘촘히 세팅한 '마드모아젤 프리베 오바진'.

이 시계의 다이얼에는 컬러풀한 실크 자수가 들어가 있다. 샤넬은 한 세기가 가까운 세월 동안 오트 쿠튀르와 패션계의 거의 모든 위대한 인물들을 위해 매우 섬세한 문양을 수를 놓아온 경험이 있고, 또 이 과정에서 빼어난 노하우를 발전시켜왔다. 샤넬은 브랜드 역사상 처음으로 시계에 자수 기술을 접목했는데, 시계 다이얼을 덮은 검은 천에 미세한 다이아몬드와 진주를 자수로 넣어 보석 같은 카멜리아 꽃무늬를 완성해냈다. 

제한된 두께의 시계 케이스 안에 입체적인 자수를 넣고, 그 자수 위로 시곗바늘이 매끄럽게 돌아갈 정도의 공간까지 마련하는 과정은 거의 곡예에 가까운 기술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불과 직경 37.5mm의 작은 다이얼 안에서 살아 숨쉬는 듯한 카멜리아 한 송이 한 송이를 바라보다 보면 그 자체로 세상에 하나뿐인 예술 작품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되며, 수를 놓은 장인의 기교와 정확성에 대한 찬사가 저절로 흘러나오게 된다. 카멜리아는 지금까지도 샤넬의 중요한 상징으로 남아 있으며, 워치메이킹과 주얼리 분야에서 끝없이 재해석되고 있다. 순수하고, 향기나 가시도 없고, 추운 겨울에 피어나는 강인한 카멜리아는 가브리엘 샤넬이 특히 좋아하던 꽃이었다.

보이프렌드, 남성성이 여성성을 드러낼 때

↑보이 프렌드 트위드

기발하고 역사적 의미로 가득 찬 새로운 시계가 2015년경에 샤넬 시계의 세계에 등장했다. 바로 매니시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여성들을 위한 ‘보이프렌드’라는 시계다. 그 이름부터가 신비로운 이 시계는 가브리엘 샤넬이 가장 사랑했던 보이 카펠 (Boy Capel)에 대한 오마주일 수도 있고, 곁에 두고 싶은 남자친구를 의미할 수도 있다. 

↑'보이프렌드'를 착용한 모습.

팔각형은 샤넬의 상징적인 시계 프리미에르를 연상시키지 않을 수 없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프리미에르 시계는 전설적 향수 N°5의 병과 방돔 광장에서 영감을 받았다. 간결하고 미학적일 뿐만 아니라 세련되고 선이 강렬하며 형태가 독특하고 현대적인 동시에 클래식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보이프렌드는 샤넬 시계의 코드를 완벽하게 재현한 시계인 동시에 프리미에르 시계를 남성적인 영역으로 이끌어가는 익살스러운 시계이기도 하다. 완벽히 양성적이며, 가브리엘 샤넬이 그토록 아끼던 남성복의 디테일을 우아하게 고스란히 담아냈고, 동시에 기존의 여성 시계에 관한 법칙들을 흔들어놓는 것을 망설이지 않는다. 보이프렌드 시계는 기품과 균형, 비율과 디테일이 관건인 시계다. 빅 사이즈 버전에만 핸드 와인딩의 기계식 무브먼트를 탑재했고, 작은 사이즈와 중간 사이즈 시계에는 쿼츠 무브먼트를 썼다.

↑'보이프렌드'를 착용한 모습.

2016년 보이프렌드는 트위드를 입었다. 트위드는 가브리엘 샤넬이 1920년대 그토록 아끼던 소재로, 그녀의 스타일 사전에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직물이다. 트위드에 대한 코코 샤넬의 열정을 기리기 위해 보이프렌드 시계의 메탈 소재 스트랩은 트위드 모티프를 살려냈다. 스틸 소재의 실을 꼬아 만든 이 브레이슬릿은 트위드 고유의 풍부함을 드러내면서도 동시에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는 유연함을 보장해주는데, 이 브레이슬릿을 제작하기 위해 샤넬은 수개월 동안 연구에 매달렸다. 게다가 브레이슬릿의 경계를 표시하기 위한 테두리 장식도 샤넬 재킷의 끝단과 주머니, 소매 끝에 있는 파이핑 장식을 연상시킨다.

무슈 샤넬, 오직 남성만을 위해 

↑샤넬 최초의 인하우스 무브먼트인 칼리버 1을 장착한 화이트 골드 소재의 '무슈 드 샤넬'.

2016년에 샤넬이 브랜드 최초의 인하우스 오트 오를로제리 무브먼트인 칼리버 1을 완성했을 때, 샤넬은 남성들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던졌다. 점핑 아워와 레트로그레이드 미닛 기능이 있는 최초의 인하우스 무브먼트는 샤넬이 오직 남성들을 위해 디자인한 무슈 드 샤넬에 장착됐다. 무브먼트부터 케이스까지 모든 것에서 혁신적인 이 시계는 기존의 그 어떤 전통적 요소와도 타협하지 않는다. 강렬하면서도 동시에 과하지 않은 이 더블 컴플리케이션 시계는 샤넬만의 고유한 남성 시계에 대한 비전을 표현해냈다. 

↑'무슈 드 샤넬'을 착용한 프랑스 배우 가스파르 울리에.

오직 무슈 드 샤넬을 위해서만 제작된 칼리버 1은 전적으로 인하우스로 디자인되어 개발과 조율을 거친 뒤 조합되었다. 무브먼트 개발부터 그 안에 샤넬적인 디테일을 적용하면서 완성하는 데만 총 5년이 걸렸다. 스켈레톤형 원형의 두 브리지는 샤넬 특유의 코드를 한 번 더 살려냈다. 백 케이스를 통해 보이는 무브먼트는 무광이면서 동시에 유광인 블랙 컬러가 지배적이다. 매우 간결한 디자인은 무브먼트의 매우 건축학적이고 구조적인 디자인과 대조를 이룬다. 또 샤넬 남성복의 상징인 사자가 버클과 크라운의 잠금장치에 등장한다. 

↑카멜리아 꽃잎을 형상화한 '프리미에르 카멜리아 스켈레톤'의 무브먼트.

↑카멜리아 꽃잎을 형상화한 '프리미에르 카멜리아 스켈레톤'의 무브먼트.

30주년이 되는 2017년에 샤넬은 브랜드의 두 번째 인하우스 칼리버를 선보였다. 이는 프리미에르 시계를 다시 한 번 오트 오를로제리의 비전으로 해석해낸 것이다. 블랙 컬러의 스켈레톤 무브먼트는 한 송이 카멜리아 꽃을 그려냈다. 

↑잠금장치를 오픈한 상태의 '코드 코코'.

↑'코드 코코'의 광고 비주얼.

또한 30주년을 맞아 샤넬은 새로운 여성적 미학을 선보였다. 손목 위에서 반짝이며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는 브레이슬릿이자 주얼리인 ‘코드 코코’가 등장한 것이다. 1955년 마드무아젤 샤넬이 탄생시킨 퀼팅 패턴의 2.55 백처럼 1번의 클릭으로 작동되는 코드 코코는 특별한 잠금장치로 워치 다이얼의 중심부를 장식한다. 열린 상태나 닫힌 상태에서 비밀처럼 보호된 시계를 확인할 수 있는데, 마치 시간 그 자체가 굳게 지켜져야 할 비밀인 듯하다. 신제품 시계를 선보이는 바젤월드가 아닌 파리 패션 위크 기간에 출시한 코드 코코는 끊임없이 재탄생하는 샤넬 고유의 코드를 고스란히 담고 있으며, 샤넬만의 스토리와 스타일 그리고 샤넬만의 룩을 다시 한 번 예찬하게 만든다. 

1987년부터 샤넬은 시계의 역사를 한 걸음씩 공고히 다져오고 있다. 스위스 매뉴팩처부터 여러 가지 특허와 발명, 새로운 워치메이킹 코드들, 그리고 언제나 놀라움과 감동을 선사하며 시간을 알려주는 시계들을 선보이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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