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띠에 탱크 100주년 스토리] CARTIER TANK 100th ANNIVERSARY : TANK IS A STATE OF MIND -2 : 탱크 시계를 사랑한 세계의 유명 인사

20세기 초 본격적으로 세상에 존재감을 알린 탱크 워치는 개성을 드러내는 독특한 형태와 시대를 앞서 나간 감각적인 디테일로 시계 애호가는 물론 많은 유명 인사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탱크 워치를 즐겨 착용했던 셀러브리티들이 남긴 탱크 워치에 대한 찬사와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은 탄생100주년을 맞은 아이코닉 워치의 독특한 매력을 다시 한 번 증명해준다.

탱크는 시계가 상징하는 사회적 지위에 집중하기보다 간결하면서도 조화로운 디자인을 선호하는 자유분방한 시계 애호가를 위해 제작됐다. 또 중성적인 스타일을 고수하며 남녀 모두가 착용할 수 있는 아이코닉한 워치 컬렉션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의 배우 게리 쿠퍼에서 미국의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 팝의 여왕 마돈나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유명인사들이 사랑한 탱크 워치는 단순히 시간을 알려주는 장치를 뛰어넘어 상징적인 하나의 코드로 인식되었다. 탱크 워치가 뿜어내는 독보적인 에너지는 뛰어난 안목을 지닌 이들과의 특별한 인연을 통해 한층 강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1917년 프로토 타입으로 제작된 첫 번째 탱크 워치는 제1차 세계대전 때 미국에서 유럽으로 파견된 퍼싱 장군에게 보내졌다. 사회적으로 유명한 인사가 최초의 모델이 된 것을 시작으로 탱크 워치는 세계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이름을 떨친 이들과 깊은 인연을 맺게 되었다. 탱크 워치가 정식으로 출시되기 이전인 1918년, 벨 에포크 시대의 상징적인 인물인 보니파스 드 카스텔란(Boniface de Castellane) 후작 역시 친구인 루이 까르띠에에게 모아레(moiré) 패브릭 스트랩의 탱크 시계를 선물 받았다. 열정적인 패션 애호가였던 이 후작은 탱크 워치의 선구적인 디자인을 일찍이 알아본 유명 인사 중 한 명이다. 탱크 워치의 초기 모델을 구입한 이들은 당시 부와 권력을 가졌든 이들이 대부분이었고, 이들 중에는 사회적으로 명성 높은 이들이 많았다. 

↑ 영화 <족장의 아들> 속 탱크 워치를 착용한 루돌프 발렌티노(© United Artists, coll Sunset Boulevard)

탱크 워치를 사랑한 배우
특히 탱크 워치를 사랑한 영화배우들은 남녀의 성별을 가리지 않았다. 가장 유명한 일화는 이탈리아 출신의 미국 영화배우 루돌프 발렌티노(Rudolph Valentino)와 관련된 이야기다. 1926년 개봉한 조지 피츠모리스(George Fitzmaurice) 감독의 영화 <족장의 아들(The Son of the Sheik)>을 촬영하던 루돌프 발렌티노는 평소 탱크 워치를 즐겨 착용했는데, 아랍의 유목민인 베두인족의 전통의상을 착용하고 연기를 펼치는 중에도 손목에서 이 시계를 풀지 않았던 것이다. 당시 매우 현대적인 디자인의 탱크 시계와 전통 복장 사이의 괴리감에도 불구하고 이를 고집했던 루돌프 발렌티노 덕에 탱크 워치는 처음으로 스크린에 등장하게 됐다. 


↑ 배우 게리 쿠퍼(© Rue des Archives /RDA)

할리우드의 황금 시대에 활동했던 미국 배우 게리 쿠퍼(Gary Cooper)는 <무기여 잘 있거라>를 비롯한 80여 편이 넘는 영화의 주인공을 맡았다. 단 세 마디로 여성을 유혹한다는 이 세기의 미남도 탱크 시계의 매니아였다. 다이얼을 보호할 수 있게 케이스를 접였다 펼 수 있는 ‘탱크 바스퀄랑트’를 즐겨 착용했던 그는 “나처럼 되고 싶다면 탱크를 착용하세요”라는 말을 남겼다. 영화 <어느 날 밤에 생긴 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이후 오랫동안 할리우드의 왕자로 군림한 미국 영화 배우 클라크 게이블(Clark Gable)은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주인공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탱크 워치는 바람과 함께 사라질 시계가 아니죠”라는 재치있는 문구로 탱크 시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탈리아 출신의 배우 겸 가수로 대부분 프랑스에서 활동했던 이브 몽땅(Yves Montand)도 유명한 탱크 시계의 주인 중 한 명이다. 그의 본명은 이보 라비(Ivo Livi)인데 어린 시절 어머니가 그를 부를 때 사용한 ‘이브 계단으로 올라와’라는 의미의 이브 몽땅을 예명으로 사용했다. 1944년 유명한 샹송 가수 에디트 피아프와 만나 연인 사이로 발전했고, 이후 영화 데뷔 후 여배우 시몬 시뇨레(Simone Signoret)와 결혼해 그녀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함께 생활하며 평생의 연인으로 불린다. 이브 몽땅의 탱크 시계는 시몬 시뇨레가 선물했던 것으로 백 케이스에 그의 생일을 응용한 ‘...그리고 또 한 번의 10월 13일’이라는 비밀 메세지가 새겨져 있다. 

↑ 프랑스의 배우 카트린 드뇌브(© Jean-Jacques Lapeyronnie/Gamma)

↑ 영화 <리스본 특급>의 감독과 배우 알랭 드롱(© Sunset Boulevard / Collection Raymond Boyer)

영화 <카사블랑카(Casablanca)>의 여주인공을 맡은 뒤 20년 동안 미국을 떠났던 배우 잉그리드 버그만(Ingrid Bergman)은 1967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연기활동에 복귀한 뒤 <라이프> 매거진의 표지에 등장했는데 이때 본인의 탱크 시계를 착용하고 촬영했다. 프랑스의 배우 카트린 드뇌브(Catherine Deneuve)를 비롯해 프랑스의 배우 알랭 들롱(Alain Delon)도 탱크 워치를 즐겨 착용했다. 알랭 들롱은 영화 <리스본 특급(Un Flic)>의 촬영 현장에서 감독인 장 피에르 멜빌(Jean-Pierre Melville)이 자신과 똑같은 ‘탱크 아롱디(Arrondie)’ 워치를 착용한 것을 발견하고 손목을 나란히 맞댄 사진을 남기기도 했다. 


아티스트와 탱크 워치 
창의적인 영감을 갈구하는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 가운데도 탱크 워치의 애호가가 많았다. 남과 다른 뛰어난 재능으로 주목 받았던 미국 화가이자 팝 아티스트의 전설인 앤디 워홀(Andy Warhol)이 남긴 말은 매우 잘 알려져 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탱크를 착용하는 것은 시간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탱크 시계를 착용해야 하기 때문에 시계를 착용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워홀은 실제로 태엽을 감지 않고 탱크 워치를 착용하기도 해 자신의 말을 증명했다. 

↑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 The Andy Warhol Foundation for the Visual Arts, Inc.)


↑ 앤디 워홀이 그린 탱크 워치의 드로잉(© The Andy Warhol Foundation for the Visual Arts, Inc.)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원작가인 미국 소설가 트루먼 카포티(Truman Capote)는 인터뷰 중 기자에게 “선생님 손목 위의 그 못생긴 시계는 벗어버리고 이 시계를 착용하세요”라며 탱크 시계를 건냈다. 기자가 사양하자 트루먼 카포티는 “괜찮습니다. 저는 집에 탱크 시계가 최소 7개는 있어요”라고 말했다고. 프랑스 조각가인 세자르 발디치니(César Baldaccini)가 남긴 다음과 같은 찬사도 탱크 워치가 얼마나 그들을 강렬하게 매혹시켰는지 증명해준다. “나는 탱크 시계를 착용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입지 않은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 시계는 물질적이고 육감적이며, 특히 촉각적인 의미를 지녔습니다. 저는 탱크 시계를 바라보기 보다 주로 손 끝으로 어루만지죠. 눈이 아닌 손가락으로 탱크를 봅니다” 

패션 아이콘의 시계 
배우나 아티스트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명성을 떨친 이들이 탱크 워치의 가치를 알아봤는데, 그들 중에는 세련되고 앞 선 감각을 지닌 이들이 많았다. 패션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은 그의 시그너처인 뿔테 안경만큼 탱크 워치를 사랑한다고 밝혔고, 모로코 출신의 패션 디자이너 장 샤를 드 카스텔바자크(Jean Charles de Castelbajac)는 1994년 프랑스 잡지 <마담 휘가로>를 통해 탱크 워치를 그린 스케치와 함께 “모든 탱크를 까르띠에가 만들었다면, 이 시대는 평화로웠을 것이다”라는 서정적인 찬사를 보낸 바 있다. 그는 올해 탱크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며 특유의 화법으로 완성한 드로잉 4점을 선보이기도 했다. 

↑ 1994년 패션 디자이너 카스텔바자크의 스케치(© Jean-Charles de Castelbajac)


↑ 탱크 워치의 탄생 100주년을 축하하는 카스텔바자크의 일러스트(© Jean-Charles de Castelbajac)


그 밖에도 탱크 워치는 영국의 왕세자비 다이애나 스펜서, 미국 제35대 대통령 존 F. 캐네디의 부인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 등 당대 스타일 아이콘을 비롯해 최근에는 안젤리나 졸리, 미셸 오바마 등 시대를 아우르는 많은 유명 인사와 그 발자취를 함께했다.


↑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 Christy's)

2017년 6월 21일, 뉴욕의 록펠러 센터에서 진행된 크리스티 경매에는 실제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가 생전에 즐겨 착용하던 까르띠에 ‘탱크’ 워치가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골드 케이스에 도마뱀 가죽 스트랩을 매치한 이 워치는 재클린 여동생의 남편이 팜비치에서 50시간 걷기를 성공한 기념으로 1963년에 선물한 것이다. 그녀가 남긴 많은 사진 속에 등장하는 이 탱크 워치의 경매 예상가는 6만~12만 달러였지만 최종 37만 9500달러(한화 약 4억 3000만 원)에 낙찰됐다. 재키의 탱크 시계 백 케이스에는 ‘Stas to Jackie, 23. feb. 63. / 2:05AM to 9:35PM’라는 시간과 날짜, 특별한 기념 문구가 새겨져있다.


*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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