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띠에 탱크 100주년 스토리] CARTIER TANK 100th ANNIVERSARY : TANK IS TANK -1 : 탱크 100년의 여정

까르띠에를 상징하는 가장 대표적인 아이코닉 워치 컬렉션 ‘탱크’가 2017년 탄생 100주년을 맞았다. 1917년 첫 번째 탱크 워치가 세상에 등장한 이후 다양한 형태와 에디션이 지속적으로 생산됐고, 오늘날 가장 대표적인 클래식 워치로 자리 잡았다. 시계 역사의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하고 우아함을 재정의한 타임리스 워치 탱크의 100년간의 스토리와 10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한 탱크 컬렉션을 만나보자.

↑ 까르띠에 탱크 루이 까르띠에 2017년 모델 (Eric Sauvage © Cartier)


Tank is a Legend :
탱크 워치, 전통과 관습을 뒤엎다


수세기 동안 사람들은 시계는 라운드 형태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러한 고정관념을 뒤엎고 1904년 산토스 워치를 시작으로 기하학적인 형태에 끊임없이 도전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던 까르띠에는 1917년 가장 확실하고 분명한 정체성을 드러내는 ‘탱크’ 워치의 첫 번째 모델을 완성했다. 이후 100년 동안 유례없는 여정을 거치며 워치메이킹 분야의 전설이 된 탱크 워치의 그 발자취를 따라가본다. 


↑ 1944년 탱크 루이 까르띠에 워치

‘왕의 보석상, 보석상의 왕’이란 칭송을 받으며 보석상으로서의 명성을 쌓아가던 까르띠에는 창립자의 3대손인 루이 까르띠에에 의해 20세기 초 시계 디자인과 제조 분야로 영역을 확장했다. 그는 포켓 워치가 대중적으로 사용되고 손목시계 역시 포켓 워치에 스트랩을 부착한 방식으로 사용했던 당시 시계에 러그 디자인을 도입하며 최초로 완벽한 손목시계 형태의 ‘산토스’를 탄생시킨 주인공이다. 새로운 워치 컬렉션을 확장하는 일에 힘썼던 루이 까르띠에는 일찍이 손목시계가 시각을 알려주는 기능을 뛰어넘어 지적인 매력을 발하는 필수 액세서리로 활약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남다른 감각과 까다로운 미학적 관점을 지닌 루이 까르띠에는 당시 시계의 디자인이 동그란 형태로만 제작되던 고정적인 관습을 벗어버리고 대담한 비전을 펼친 선구자였다. 1917년 첫선을 보인 탱크 워치는 강렬하지만 아주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는데, 이는 기존의 전통과 관습을 전복시키고 시계 분야에 현대적인 디자인을 도입한 혁신의 아이콘이 됐다. 탱크 워치의 기하학적인 형태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지극히 남성적이며 전쟁의 도구로 사용됐던 군용 탱크에서 착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1916년 9월 15일로 되돌아가보자. 제1차 세계대전이 진행되던 당시 프랑스의 솜(Somme)에서 연합군과 독일군 사이의 전투가 벌어졌고, 이때 영국군은 새로운 종류의 낯선 기계를 동원해 연합군을 승리로 이끌었다. 전투에 필요한 공격용 장비와 방탄 장치가 갖춰져 있었고, 여러 개의 강판 조각을 벨트처럼 연결해 바퀴로 사용하는 캐터필러(Caterpillar)가 장착된 이 새로운 형태의 탈 것은 철조망을 비롯한 온갖 구조물을 박살내며 적군을 향해 진격할 수 있었다. 폭 4m, 높이 8m, 무게는 30톤에 달하는 이 초대형 기계는 물탱크를 닮았다고 해서 ‘탱크’라고 불렸다.


클래식의 탄생
루이 까르띠에는 이 탱크의 형태를 해석한 시계를 제작하기로 결심했고, 이에 관한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 숙고하며 정교하게 디자인을 다듬었다. 탱크 워치를 통해 완벽한 형태의 디자인을 완성하고자 했던 그는 스트랩이 케이스에 완벽하게 부착된 일체형 손목시계를 만들기로 했다. 전쟁이 끝나가는 1917년 드디어 프로토 타입의 탱크 워치를 완성한 그는 첫 번째 탱크 시계를 당시 미국에서 유럽으로 파견된 존 조지프 퍼싱(John Joseph Pershing) 장군에게 헌정했다. 


↑ 최초의 탱크 시계를 소유했던 퍼싱 장군(© Topical Press Agency / Getty Images)

↑ 최초의 탱크 손목시계, 탱크 노멀 워치

탱크의 첫 번째 모델은 골드로 제작됐고, 케이스와 스트랩의 연결 부분을 통합한 수직의 샤프트(Shaft) 디테일이 주요 특징이었다. 이로 인해 시계의 스트랩은 더 이상 손목에 착용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시각적 아름다움을 위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하는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었다. 기존의 원형 케이스에 맞춰진 한정적인 다이얼 디자인의 룰도 변화시켰다. 플랫한 케이스의 사각형 다이얼 위에는 로마 숫자 인덱스와 철길 모양의 레일 미닛 트랙, 그리고 사과 모양의 블루 스틸 핸즈를 배치했고, 와인딩 크라운에는 카보숑 컷의 블루 사파이어를 장식했다. 이는 현재까지 한눈에 탱크 워치를 알아볼 수 있는 주요 시그너처로 지속되고 있다. 

이 정사각형과 직사각형이 어우러진 독특한 형태의 시계를 공식적으로 만드는 데에는 좀 더 시간이 걸렸다. 그러다 마침내 1919년 단 6점의 탱크 워치가 탄생했고, 다음해인 1920년 1월 17일 이 탱크 시계는 매장에서 모두 팔려나갔다. 이는 엄청난 성공이었다. 당시 많은 유명 인사를 포함한 열정적인 시계 애호가들은 이 탱크 시계를 간절히 소유하고 싶어했다.



탱크 100년간의 변천사
가장 오래 지속적으로 선보인 워치 컬렉션 중 하나인 탱크 워치는 무수히 다양하게 변주되며 수많은 라인 업을 갖추어왔다. 탱크의 빈티지 에디션은 시계 애호가와 컬렉터 사이에서는 일종의 투자로 여겨지기도 한다. 유명 경매에서조차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희소성 높은 탱크 시계 중에서도 특히 1920년대 등장했던 모델이 컬렉터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데, 대표적인 모델이 ‘탱크 상트레(Tank Cintree)’다. 1921년 첫선을 보인 이 모델은 길쭉한 직사각형 케이스가 측면에서 보면 완만한 곡선을 이루며 휘어져 있다. 손목의 굴곡을 따라 직사각형 양끝을 살짝 잡아 구부린 듯한 탱크 상트레는 이국적인 오리엔탈리즘의 색채가 강한 1920년대 스타일이 고스란히 묻어나며, 한편으로 로마 숫자 대신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를 사용한 모델이 발견되기도 했다.



1922년에는 중국 사원의 문 장식에서 영감을 얻은 매우 순수한 형태의 ‘탱크 쉬누아즈(Tank Chinoise)’를 공개했다. 이 시계는 수직의 샤프트 위로 수평 베젤 부분이 하나 더 덧대어져 있는 모습이지만 로마 숫자 인덱스, 레일 미닛 트랙, 카보숑 컷 사파이어 크라운 장식 등 고유의 정체성은 그대로 유지됐다. 같은 해 선보인 모델인 ‘탱크 루이 까르띠에’는 케이스의 각이 한층 부드러워졌다.



규칙을 깬 시계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결합한 매우 희귀한 에디션도 있다. 1928년 ‘탱크 아 기셰(Tank à Guichets)는 일반적인 다이얼과 핸즈가 없다. 케이스를 덮은 골드 커버에 2 개의 오픈 창을 통해 시와 분을 읽을 수 있다. 시간은 점프 디스크로, 분은 회전 디스크로 표시하며, 일부 모델에서는 12시 방향에 크라운이 위치하기도 한다. 4년 후 1932년 출시된 ‘탱크 바스퀼랑트(Tank Basculante)’는 더욱 기발한 아이디어로 완성됐다. 12시 방향의 버튼을 누르면 직사각형 케이스의 프레임이 올라와 다이얼을 앞뒤로 뒤집을 수 있다. 고전주의가 다시 돌아온 1952년에는 케이스 형태가 통통하고 더 풍만해진 ‘탱크 렉탕글(Tank Rectangle)’을 선보이기도 했다. 1960년대 초에는 ‘프티 탱크 알롱제(Petite Tank Allongee)’, ‘미니 탱크 루이 까르띠에(Mini Tank Louis Cartier)’ 등 여성을 위한 좀 더 아담한 사이즈의 탱크 시리즈를 출시했다.





1965년 피에르 까르띠에가 사망하며 가문의 계승이 어려워졌지만 1970년대 로베르 오크(Robert Hocq)와 조제프 카누이(Joseph Kanoui)에 의해 까르띠에는 다시 전성기를 맞이하게 됐다. 새로운 CEO 알랭 도미니크 페랭(Alain Dominique Perrin)까지 영입한 까르띠에는 좀 더 모던하게 정제된 까르띠에 스타일을 선보였는데, 이를 잘 보여주는 시계가 ‘머스트 드 까르띠에(Les Must de Cartier)’ 컬렉션이다. 탱크 워치를 중심으로 변형된 이 시계의 가장 큰 특징은 새로운 소재의 도입이었는데, 스털링 실버 위에 금을 입히고 쿼츠 무브먼트를 장착해 한층 실용적이고 대중적인 시계로 활약했다. 하지만 초기 탱크 워치의 형태에 충실했고, 애플 핸즈 이후 새로운 시그너처로 자리한 검 모양의 핸즈, 로마 숫자 인덱스, 카보숑 컷 사파이어 크라운 장식 등은 그대로 차용했다. 1977년 머스트 드 까르띠에 모델에는 상징적인 인덱스를 없애는 대신 색색의 주얼 컬러 다이얼을 사용해 색다른 느낌을 가미하기도 했다.


전설의 부활
1989년에 베일을 벗은 ‘탱크 아메리칸(Tank Americaine)’은 곡선형의 탱크 상트레의 계보를 계승한 시계다. 탱크 상트레의 직사각형보다 더 작고 둥그스름해진 케이스 형태로 좀 더 실용적으로 착용하기 좋았으며, 탱크 컬렉션 최초로 방수 기능을 갖춘 시계이기도 하다. 1966년 탄생한 ‘탱크 프랑세즈(Tank Française)’는 더 크고 강인한 사각형 케이스의 샤프트 양끝을 비스듬하게 깎았다. 탱크의 상징적인 가죽 스트랩 대신 메탈 브레이슬릿을 매치했는데, 새롭고 혁신적인 이 브레이슬릿 디자인은 탱크의 새로운 아이코닉 코드로 자리 잡았다. 또 다양한 소재와 크기에 따라 쿼츠나 기계식 무브먼트를 장착하며 선택의 폭을 넓혔다.



가로로 긴 직사각형의 새로운 케이스 형태로 완성한 ‘탱크 디반(Tank Divan)’은 2002년 출시됐다. 당시 디자이너는 탱크 디반에 관해 “다이얼은 가로 형태로 뒤집었으며, 로마 숫자 인덱스는 기상천외한 형태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이후 ‘탱크 솔로(Tank Solo)’와 ‘탱크 XL 엑스트라-플랫(Tank XL Extra-Plate)’이 공개됐고, 2008년에는 자제 제작한 무브먼트를 탱크 아메리칸에 적용했다. 제네바 인증을 받은 매뉴팩처 칼리버 9452 MC를 장착한 이 시계에서는 C자형 캐리지를 탑재한 플라잉 투르비용을 감상할 수 있다.



2012년에는 둥글고 균형 잡힌 ‘탱크 앙글레즈(Tank Anglaise)’와 단숨에 시선을 끄는 ‘탱크 루이 까르띠에 XL’을 추가했고, 2013년에는 남성적인 ‘탱크 MC’를 론칭하며 상징적인 로마 숫자 모티브를 스켈레톤 처리한 다이얼로 시선을 모았다. 탱크 컬렉션의 라인 업은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2017년에 한층 더 풍성해졌다.


*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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