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Living Legend : CHRONOMÉTRIE FERDINAND BERTHOUD

18세기 크로노미터 제작자 페르디낭 베르투의 이름과 업적을 새롭게 되살리며 탄생한 브랜드 ‘크로노메트리 페르디낭 베르투’가 ‘크르노메트르 페르디낭 베르투 FB1’으로 시계 업계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2016 GPHG 최고상인 ‘애귀으 도르(Aiguille d’Or)’를 수상했다. 쇼파드의 공동 대표인 카를프레드리히 슈펠레 회장이 창립했으며 18세기 천재적인 재능의 워치메이커 페르디낭 베르투를 현재에 되살린 크로노메트리 페르디낭 베르투의 워치메이킹 비전을 만나본다.


↑사면 모두에 둥근 창이 뚫려 있는 팔각형 케이스를 통해 무브먼트의 움직임을 감상할 수 있는 크로노메트르 페르디낭 베르투 FB1.

페르디낭 베르투는 선견지명이 뛰어난 워치메이커이자 ‘빛의 세기’라 불린 18세기에 천재성을 발휘한 인물이다. 과거의 인물인 그가 ‘크로노메트리 페르디낭 베르투’라는 워치 브랜드 이름으로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이루며 오늘날의 시계 산업 전면에 나서게 되었다. 그는 1727년 3월 18일 스위스 뉘샤텔의 발드트라베에 있는 작은 마을 플라스몽 쉬르 쿠베에서 태어났다. 그의 가족은 이미 대대로 시계 제조를 이어오고 있었다. 하지만 베르투는 세계를 정복하고 싶었고 특히 프랑스 파리를 꿈꿨다. 결국 18세기가 되는 해 그는 파리에 정착한다. 클래식에 정통하고 프랑스어를 완벽하게 쓸 줄 알았던 그는 불과 26세에 루이 15세 국정자문회의 특별 명령에 따라 마스터 워치메이커라는 직위를 얻었다. 그로부터 2년 후 자신이 만든 추시계의 성공에 힘입어 디드로와 알랑베르의 <백과사전(L’Encyclopédie Méthodique)>에 시계 관련 항목을 여러 편 쓰기도 했다. 이런 전적을 봐도 그의 인생 목표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바로 자신의 지식을 후세에 전하는 것이다. 생산적인 작가였던 그는 1759년 시계 제작에 관한 대중화 개론을 썼고 1763년에는 민간용, 천문학용, 항해용 시계에 관한 저서를 두 권 저술했다. 시계 제조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에서 그는 전 생애에 걸쳐 천재적인 능력을 발휘하며 훌륭하고 혁신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

↑18세기 워치메이커 페르디낭 베르투.
↑쇼파드 공동 대표인 카를프레드리히 슈펠레.

시계 제조공에서 크로노미터 제조공으로
영국 왕립과학연구소에서 좋은 평을 받은 베르투는 존 해리슨의 연구를 분석하기 위해 1763년부터 1764년까지 영국에 머물 기회를 얻었다. 그곳에서 그는 고급 크로노미터 제작 기술의 중요성을 깨닫고 오랜 연구 끝에 1766년 ‘N°6’와 ‘N°8’ 시계(현재 프랑스 국립공예원 보관)를 만들었다. 두 시계의 성능이 해상에서 입증되면서 프랑스 국왕과 해군으로부터 전문 시계공 작위를 받았다. 이 시기 베르투는 근본적인 연구와 실험을 진행했으며, 언제나 합리적인 가격에 재생산이 쉬운 시계 제작법을 연구했으며, 혁신적인 시계 및 부품 개발에 투신했다. 또한 동시대 다른 기술자들이 개발한 요소를 적절하게 활용할 줄도 알았다. 그는 시계 제작 기술에 자신이 기여한 바를 잘 알고 있었으며 1802년 <시계를 이용한 시간 측정의 역사(Histoire de La Mesure Du Temps Par Les Horloges)>를 출판했다. 교훈적인 동시에 홍보성이 짙은 이 책으로 그는 유명 워치메이커들의 불만을 사게 된다. 그에 상관없이 베르투는 나폴레옹으로부터 직접 레지옹 도뇌르 슈발리에 훈장을 받았고 1804년 다시 <경도 시계 개론 관련 부록(Supplément au Traité des Montres à Longitude)>을 펴냈다. 이렇듯 페르디낭 베르투는 큰 성공을 거뒀으며 언제나 프랑스와 빛의 세기인 18세기를 사랑했다. 1807년 6월 20일 그는 80세의 나이로 파리 근교의 작은 마을 그롤레에서 세상을 떠났다.

어제에서 오늘로 역사는 이어진다.
시계 브랜드 그룹 쇼파드의 공동 회장인 카를프레드리히 슈펠레(Karl-Friedrich Scheufele)는 옛날 시계와 문화, 정밀 기계 분야에 열정이 대단하다. 그는 역사적인 시계 장인인 ‘페르디낭 베르투’라는 이름에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고자 새로운 브랜드 ‘크로노메트리 페르디낭 베르투’를 설립했다. 매뉴팩처도 베르투가 태어난 지역에서 멀지 않은 스위스의 작은 마을 플뢰리에에 자리 잡고 있다. 슈펠레 회장은 최고의 워치메이커와 시계 제조의 역사가가 조화롭게 현대 시계 제작 산업의 비전을 만날 수 있도록 브랜드의 틀을 잡아나갔다.
2006년에 상표권을 획득한 그 이름을 박물관에 전시된 시계들에만 남겨두기에는 너무 아까웠다. 아름다운 기계식 시계를 사랑하는 슈펠레 회장은 소량 생산된 훌륭한 시계만 엄선해서 선보이는 브랜드를 만들고자 했다. 설립 목적은 워치메이커 페르디낭 베르투의 정신을 이어받는 것이다. 슈펠레 회장은 실제 그가 만든 시계를 수집하고 또 경이로워했다. 상당수의 표본이 플뢰리에에 있는 사립 박물관 L.U.CEUM에 전시돼 있다.
새로운 브랜드 크로노메트리 페르디낭 베르투의 론칭을 축하하는 만찬에서 슈펠레 회장은 말했다. “크로노메트리 페르디낭 베르투는 만약 베르투가 우리 시대에 살고 있다면 분명 만들었으리라고 생각되는 시계를 상상해낸다. 그의 천재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내는 것은 그의 놀라운 작품들에서 영감을 얻은 뒤 현대적인 시계로 재창조함을 뜻한다. 그래서 우리 시계에는 페르디낭 베르투가 생전에 만든 전설적인 시계들의 특징이 잘 살아 있다.” 그는 베르투를 새롭게 무대의 중심에 올린 데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 목적은 단지 향수에 젖거나 기념용 시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 큰 영감을 준 위대한 이름, ‘페르디낭 베르투’에 걸맞은 현대적인 시계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진정한 목표다.”

↑크로노메트르 페르디낭 베르투 FB1에 영감을 준 항해용 시계 M. M. N°6.

↑항해용 시계 M. M. N°6에 탑재된 콘스턴트 포스 장치.

과거의 정신으로 미래를 생각하다
쇼파드 그룹으로부터 전문 기술과 지원을 제공받고 있지만 슈펠레 회장은 크로노메트리 페르디낭 베르투 시계만의 특별함을 유지하기 위해 그룹과 독립된 개별 회사를 설립했다. 브랜드가 선보이는 남다른 시계와 자유로운 정신은 모두 정교한 시계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헌신적인 시계 개발자들 덕분이다. 이들은 독특하고 빼어난 칼리버는 물론 외형 디자인까지 담당하고 있다. 투르비용 레귤레이터를 사용한 신형 크로노미터 칼리버에서 그들의 정신을 잘 엿볼 수 있다. 매우 현대적인 이 칼리버는 콘스턴트 포스(Constant Force) 장치 덕분에 매끄러운 동력을 내는 배럴로 작동한다. ‘FB-T-FC 칼리버’라고 불리며, 베르투가 18세기에 제작한 항해용 크로노미터 칼리버를 연상시킨다. 기본 구조는 티타늄 기둥으로 나뉜 두 개의 플레이트로 이루어져 있다. 바로 이 구조 안에 ‘체인 퓌제(Chaîne-fusée: 또는 퓌제 체인)’라고 불리는 구동 장치가 자리 잡고 있다.
일종의 동력 파급 장치인 배럴과 퓌제는 자전거나 경오토바이에서 볼 수 있는 카세트 스프로킷(Cassette Sprocket)처럼 초소형 체인으로 연결되어 있다. 구조의 높이를 제한하기 위해 서스펜션 버전으로 제작된 이 부품은 본래 데탕트 이스케이프먼트(Detante Escapement)의 지속적인 동력을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다. 데탕트 이스케이프먼트는 동력이 증가하면 재빨리 가속하고, 동력이 줄어들면 즉각 느려지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서 영감을 얻은 신형 칼리버의 경우 배럴과 퓌제는 길이 28cm 체인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이 체인은 강철 고리 474개와 지름 0.3mm 미만의 초소형 연결핀으로 제작되었다. 전부 수작업으로 진행되는 이 체인 하나를 제작하는 데만 여덟 시간이 걸린다.

↑퓌제 체인 매커니즘이 탑재되어 있는 크로노메트르 페르디낭 베르투 FB1 칼리버.

시계태엽을 감으려면 체인이 퓌제의 원추에 감겨야 한다. 이렇게 체인이 감기는 과정에서 체인 끝에 달린 배럴이 회전하면서 배럴 안의 스프링이 수축된다. 장전이 완료되면 스프링의 장력이 풀리면서 결과적으로 배럴의 드럼(스프링의 용기)에 체인이 감기게 된다. 이에 대한 반동으로 배럴은 지속적인 동력으로 퓌제를 회전시킨다. 퓌제에는 걸쇠가 달린 톱니바퀴가 장착되어 있다. 시계태엽을 감아도 무브먼트가 정지하지 않도록 특별히 차동 톱니바퀴(Differential Gearing)를 단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배럴에는 제네바 드라이브(Geneva Drive)를 사용한 제동 장치가 있어 스프링의 장전 수를 제한하고, 결과적으로 혹시나 있을지 모를 과도한 장력에도 체인이 끊어지는 것을 방지한다.
이렇듯 칼리버의 디테일 하나하나에 깊은 생각이 담겨 있다. 스위스식 앵커 이스케이프먼트 덕분에 스프링의 장력이 과하거나 부족할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은 거의 없다. 따라서 체인이 최대한 지속적으로 구동할 수 있는 범위를 유지할 수 있다. 순전히 기술적인 측면에서 볼 때 이런 장치가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지만 신형 칼리버가 시각적으로 베르투의 오리지널 작품과 흡사해 보이게 만드는 효과는 분명하다. 신생 브랜드 크로노메트리 페르디낭 베르투는 크로노미터 기능을 향상하기 위해 콘스턴트 포스 시스템을 항상 사용한다. 솔직히 말해서 53시간 파워 리저브를 자랑하고 스위스식 앵커 투르비용을 사용하기 위해 만든 칼리버의 복잡함은 상식적인 수준을 넘어선다. 이 젊은 시계 매뉴팩처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케이스에 둥그런 창을 두개 내서 진귀한 조합의 세세한 부분을 감상할 수 있게 했으니 말이다.
↑크로노메트르 페르디낭 베르투 FB1에 장착된 매뉴얼 와인딩 무브먼트.

현대에 부활한 천재 워치메이커의 손목시계
크로노메트리 페르디낭 베르투는 다양한 박물관에 전시된 역사적인 작품들을 연상시키는 칼리버를 만들기 위해 연구 개발에 3년이란 시간을 쏟아부었다. 특히 프랑스 국립공예원, 라 쇼드퐁 국제시계박물관, 플뢰리에에 있는 L.U.C. 매뉴팩처 꼭대기 층에 위치한 사립 박물관 L.U.C.EUM 등에서는 오리지널 시계를 만나볼 수 있다. 콘스턴트 포스 시스템뿐만 아니라 가느다란 기어가 달린 톱니바퀴 역시 과거 베르투의 시계를 곧바로 연상시킨다.
마찬가지로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션 메커니즘은 베르투가 조지 다니엘(George Daniels)의 장치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특별하고 혁신적인 장치를 연상시킨다. 현재의 시계에서 이 장치는 톱니바퀴로 배럴에 직접 연결되어 있으며, 배럴의 왕복 운동으로 원뿔 기둥을 상하로 움직이게 한다. 이때 기둥의 비스듬한 표면은 루비형 톱니바퀴가 달린 제동 핀을 이동시킨다. 바로 이 바퀴가 파워 리저브 인덱스에 바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남아 있는 시간을 표시하는 것이다.
과거 베르투가 만든 시계만큼 효율적이고 단순한 구조는 투르비용 케이지에 동력을 전달한다. 순수하게 베르투를 따르는 이들이라면 워치메이커 페르디낭 베르투가 이런 레귤레이터를 단 한번도 사용한 적이 없다고 말할 것이고, 이는 어떤 면에서 맞는 말이다. 이 예외적인 시계는 정확성이 –3부터 +6초에 불과하며 당시의 항해용 크로노미터에 버금가는 세밀한 정확성을 자랑한다. 투르비용을 선택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53개의 부품을 사용한 클래식한 투르비용 케이지는 티타늄 소재로 되어 있다. 케이지는 아치가 하나뿐인 브리지로 고정되어 있고 18K 골드 소재의 블록 두 개로 균형을 이룬다. 미니멀한 구조에는 순수 베릴륨(Beryllium) 청동으로 만든 밸런스 휠이 탑재되어 있다.
서지(Serge)와 기어의 교차점에 있는 금속 공이(Masselottes)도 네 개 달려 있다. 이는 몇몇 항해용 크로노미터의 밸런스 휠에서 볼 수 있는 방식으로 다이내믹한 조정이 가능하다. 3Hz(시간당 2만1600회 회전)로 진동하며 브레게 타입 플랫 스프링에 연결되어 있다. 투르비용 케이지가 세컨드 휠을 통해 중앙 휠에 연결되어 있어 세컨드 표시가 가능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런 유니크한 구조는 모두 특허를 받은 기술이다.

↑크로노메트르 페르디낭 베르투 FB1 로즈 골드.

시계 부문 최고상을 수상하다
지난 11월 10일 스위스 제네바 레만 극장에서 열린 2016 GPHG에서 크로노메트리 페르디낭 베르투의 ‘크로노메트르 페르디낭 베르투 FB1’이 최고의 상인 ‘애귀으 도르’를 수상하며 시계의 가치와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크로노메트르 페르디낭 베르투 FB1의 팔각형 형태의 시계 케이스는 베르투가 제작한 항해용 크로노미터를 연상시킨다. 18세기 베르투가 항해용 추시계를 위한 서스펜션 다이얼의 케이스를 제작하기 위해 고안한 디자인이다. 그 안에 무브먼트가 담겨 있고 위에는 다이얼의 부품이 나사로 고정되어 있다. 케이스에는 세라믹이나 티타늄으로 만든 혼(Horn)이 달려 있고 케이스 측면에는 네 개의 가로로 긴 둥근 창이 나 있다. 이 창을 통해 콘스턴트 포스 모듈과 파워 리저브 메커니즘 등을 감상할 수 있다. 30m까지 방수되며 직경은 44mm이고 화이트 골드 또는 로즈 골드 소재로 되어 있다. 각각 50점 한정 제작하며 팔각형 케이스의 9시 방향 측면에 모델명과 리미티드 에디션 넘버가 새겨져 있다.
브랜드 로고가 새겨진 강렬한 크라운으로 눈길을 끄는 이 놀라운 시계는 백 케이스를 사파이어 글라스로 만들었다. 따라서 부품과 투르비용의 마감은 물론 콘스턴트 포스 장치의 뒷부분도 감상할 수 있다. 다이얼은 간결한 편으로 베르투가 정밀 시계에 사용하던 다이얼과 유사하다. 다이얼 중앙에 자리한 빅 세컨드의 기어트레인 부분에는 창이 있어 기계적인 움직임을 직접 볼 수 있다. 그레이 골드 버전은 그레이 티타늄을 사용해 더욱 돋보이게 했고, 로즈 골드 버전에는 블랙 다이얼을 적용했다. 시간을 나타내는 인디케이터는 중앙 윗부분에,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는 9시 방향에 자리 잡고 있다. 기계적인 면이나 스타일 면에서 놀라울 만큼 방대한 기술이 응축된 시계는 손목 위에 부드럽게 감겨든다. 악어가죽 스트랩에는 핀 버클이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