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시계 제조의 가치와 역사를 알리다,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 재단 디렉터 카린 마이야르

세계 시계 업계에서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 2016년 대회의 최종 후보작으로 선정된 72점의 시계가 서울을 찾았다. 로마, 제네바, 두바이로 이어지는 주요 도시 전시의 시작인 서울 전시장에서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 재단의 디렉터 카린 마이야르를 만났다.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 재단 디렉터 카린 마이야르(Carine Maillard)

Q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GPHG) 재단에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GPHG 재단을 간단히 설명한다면?
A 미술사를 공부하고 박물관에서 일하다가 2004년 GPHG 재단에 합류했다. 2001년 제네바의 시계 업계 기자 두 명이 설립한 GPHG 재단은 내가 들어갈 당시 아주 규모가 작았다. 그 후 제네바 주의 후원을 받으며 GPHG 재단은 공정성을 중시하는 독립적인 조직으로 성장했다. 기계식 시계의 요람과도 같은 제네바에는 많은 시계 브랜드가 있지만 개별 브랜드는 전통적인 시계 제조의 가치와 역사를 알리는 역할을 할 수 없다. GPHG 재단은 기계식 시계의 가치와 역사를 널리 알리는 것이 목적이며, 이를 위해 무엇보다 공정성과 독립성을 중요한 가치로 삼고 이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2011년부터는 세계 주요 도시에서 후보작 전시를 열고 있다. GPHG는 단지 스위스 시계 업계의 이벤트가 아니라 국제적인 시계 행사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해외 전시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GPHG 재단은 더욱 성장할 수 있었다.

Q 그렇다면 GPHG의 의미는?
A GPHG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시계 산업의 발전이다. 그래서 우리는 시계 제조사 하나하나가 각각 끊임없이 노력하는 한편 서로 협력하기를 바란다. GPHG 후보작 전시를 돌아보면 누구나 최고의 시계로 인정하는 빅 브랜드 옆에 이름조차 생소한 독립 시계 제조사의 출품작이 놓여 있다. 브랜드의 네임 밸류가 아니라 기술과 열정만으로 가치를 평가받는 자리인 것이다. 시계 제조사에게는 GPHG 수상이 영예로운 일이며, 우리에게는 다양한 제조사의 시계를 한자리에 모아 시계 업계의 큰 흐름을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다.

Q GPHG는 처음 5개 부문으로 시작해 올해 12개 부문으로 늘어났다. 시상 부문은 어떻게 결정하고 달라지나?
A 시상 부문은 시계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한다. 심사 위원들이 매년 바젤월드와 SIHH에서 트렌드를 파악하고 회의를 통해 부문을 결정한다. 예를 들어 여성용 컴플리케이션 워치 부문이 몇 해 전 생겼는데 그 이유는 많은 여성이 시계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올해 미닛 리피터 부문 대신 트래블 워치 부문을 시상하는 것도 시계 시장의 변화에 따라 심사 위원들이 결정한 내용이다.

Q GPHG는 시계 제조사의 출품 신청을 받은 후 1차 심사를 거쳐 후보작을 선정한다. 출품 신청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A 보통 90여 개의 제조사가 후보작을 등록한다. 지난해에는 그 숫자가 조금 많아서 107개에 이르렀다. 매년 등록되는 시계는 평균 200점이 넘는다. 출품 신청이 완료되면 2~3주 동안 심사 위원들이 인터넷 투표를 하고 심사 위원단 회의를 통해 최종 후보작을 결정한다.

↑서울 롯데 호텔에서 열린 GPHG 서울 전시.

Q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서울에서 전시를 열었다. 올해는 서울이 해외 전시의 시작이라고 들었다.
A 아시아에서는 베이징, 홍콩, 상하이에서 각각 두 번, 그리고 싱가포르에서 한 번 후보작 전시를 열었다. 현재 한국 시계 시장은 크게 성장하고 있으며 중국과 홍콩의 시계 시장이 침체되는 데 비해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또 한국에는 시계 문화를 즐기고 자동차를 좋아하는 멋진 사람들이 많다. 많은 시계 제조사가 한국 시계 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예상하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 한 가지, 우리 심사 위원단에 정희경이 포함되어 있어 서울 전시가 가능했다. 우리는 시계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지니고 출품작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볼 수 있는 협력자가 있는 나라에서만 전시를 개최한다.

Q 말한 대로, 올해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워치 칼럼리스트이자 매뉴얼 세븐 대표인 정희경이 심사 위원으로 참여한다. 심사 위원단은 어떻게 선정하고 구성하나?
A 후보의 경력, 국제 시계 업계의 평판 등을 기준으로 삼는다. 심사 위원회는 1년에 4~5회 회의를 연다. 바젤월드와 SIHH에 참가한 후 전체 회의에서 심사 위원과 그 해의 시상 부문을 선정한다.
GPHG 재단과 그랑프리의 권위를 개인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심사 위원이 되려는 것을 막기 위해 지원은 전혀 받지 않는다.

Q 당신이 생각하는 기계식 시계의 가치 또는 매력은 무엇인가?
A 기계식 시계는 열정, 영혼, 문화, 창의성, 정확성, 혁신성 등으로 정의하고 싶다. 시계는 이 모든 의미가 한데 녹아 있는 예술품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시계는 소우주라고도 말하고 싶다. 우주가 자신의 손목 위에 놓여 있다는 것은 얼마나 황홀한 일인가. 기계식 시계는 굉장히 만들기가 어렵고 그만큼 매력적이다. 때로는 예술보다 더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이에게 주어진 소중한 선물인 시간을, 탁월한 기술과 열정 그리고 심미성의 결정체인 시계를 통해 관리하고 누릴 수 있다는 것은 커다란 행운이다.

↑(왼쪽부터) 롯데 김창락 본부장, 롯데 김지은 해외부문장, 스위스대사 부부, GPHG 재단 카를로 람프리히트 이사장과 카린 마이야르 이사.

Q 기계식 시계 시장의 발전을 위한 GPHG 재단의 활동 방향은?
A 개인적으로 시계 시장이 발전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시계 제조에 대해 알아야만 하나의 시계가 간직한 영혼, 진정한 가치를 알아볼 수 있다. 특히 무브먼트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브먼트를 직접 분해하며 복잡하고 신비로운 세계를 눈으로 들여다보는 것은 빼놓을 수 없는 교육 방법이다. GPHG 재단은 앞으로 이런 전시회를 통해 시계 제작자 및 전문가를 초빙하고 시계 애호가와 일반인에게 시계 제작에 대해 더욱 많이 알리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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